膾전문가 과정 특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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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지난 1일 오후 부산시 남구 대연동 부경대 평생교육실습장.

비릿한 생선 냄새 속에서 앞치마를 두른 20여명의 중년 남녀 교육생이 생선회를 다듬고 있었다.한쪽에서는 날렵한 회칼로 생선회를 뜨고 있고,다른 쪽에서는 뜨거운 김을 불어 대면서 매운탕 간을 보고 있었다.복어 수육을 음미하면서 구체적인 조리방법 등을 꼼꼼하게 수첩에 기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부경대의 평생교육원 강좌 중 생선회 전문가 과정이 '생선회 전문가 사관학교'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부경대 측은 생선회 조리 기술은 충분하지만 이론적인 배경이 부족한 사람들을 상대로 2년 전 이 강좌를 열었다. 3개월 과정의 이 강좌를 거쳐간 수강생은 모두 2백70여명.횟집·일식집 업주·주방장과 예비 창업자다.

생선회 전문가인 부경대 식품생명공학부 조영제 교수와 국립수산진흥원 김태진 박사 등 최고의 전문가들이 이론·실습 강좌를 진행한다.이론은 ▶어육(魚肉)의 특성 및 사후(死後)변화▶생선회 맛의 과학▶생선회 맛 향상법▶생선과 건강▶생선회의 위생 및 패혈증▶복어 독(毒)▶생선회와 항생제▶수조관리 등 생선회의 모든 것을 망라한다. 창업 및 외식업체 경영, 세무기장 원리 및 창업지원제도, 매장 배치,손님접대 매너·서비스기법 등 경영에 필요한 지식도 교육한다.

이론교육이 끝나면 칼의 사용법, 생선회 요리법, 생선회 육질향상 기법, 생선회와 초밥의 다양한 요리방법, 매운탕 요리 등을 가르치는 실습을 한다. 유명 횟집 견학과정도 포함돼 있다.

이 강좌를 거쳐간 예비창업자 50여명 중 15명이 창업을 했다. 나머지는 주방장 등으로 현업에서 활동 중이다.

지난해 11월 이 과정을 마치고 횟집을 차린 윤준식(40·부산시 강서구 대저동)씨는 "처음에는 생선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졸업할 때는 생선회의 영양학적 특성을 남에게 상세히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전문가가 됐다"며 "이론과 실습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 횟집을 차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조영제 교수는 "생선회의 이론·요리법·경영 등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전문 교육의 장으로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인재양성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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