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1强2中 무너질라" 긴장속'단일화 논의'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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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 노무현·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 진영의 후보 단일화 논의가 진전되면서 한나라당이 긴장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 최상의 구도인 1강(李) 2중(盧·鄭)구도가 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구도에서의 李후보 지지율은 盧·鄭후보보다 10∼15%포인트 앞선다.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지난 주말까지 盧·鄭의 단일화 논의를 느긋하게 바라본 것도 이런 구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믿음에서였다.

그러나 단일화 가능성이 다소 커진 11일엔 안색이 달라졌다. 서청원 대표는 "민주당이 국민경선을 통해 후보를 뽑아놓고 여론이 나쁘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과 단일화하려는 것은 정치공작"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 배후에 청와대와 김대중 대통령(DJ)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일 사무총장은 "盧후보가 李후보의 집권 저지를 위해 이념과 정책의 차이를 넘어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부패정권 연장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태도"라고 공격했다.

盧·鄭 단일화로 대선구도가 양강(兩强)대결로 바뀌면 李후보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게 된다는 게 한나라당의 고민이다. 단일화된 상대후보를 'DJ양자'로 몰아붙일 계획이지만 그것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청와대 박지원 비서실장은 이날 "후보 단일화든, 복수화든 그것은 정치권의 문제로 대통령과 청와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盧·鄭의 단일화 추진 움직임에 세(勢)불리기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철새의원 영입은 정치개혁에 역행한다"는 당내 소장파의 반발을 묵살하고 민주당 탈당의원 3명을 입당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자민련 이탈 의원까지 합쳐 원내 1백50석을 돌파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상일 기자 le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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