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 되려고요? 아니 '자신'만 찾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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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6면

'남들보다 세련되고 자신감 있는 외모.'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바라는 바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에 끝이 있을까. 몇 년 전만 해도 연예인들이 주로 하던 성형·피부·모발 수술이 요즘 직장인들에게까지 퍼지고 있다. 거래처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자신감을 얻기 위해, 멋있어지고 싶어서, 젊게 보이기 위해…. 이유도 가지가지다. 특히 취업 시즌을 맞아 면접에서 좋은 인상을 주고 싶다며 병원을 찾는 예비 직장인들도 늘고 있다. 젊은 전문의(성형-김병상, 피부-권철욱, 모발-황성주) 세명을 만나 요즘 직장인들의 외모에 대한 관심과 애환, 그리고 수술 후 주의할 점등을 들어봤다.

#우선 치료를 받기 전에 직장인이 가져야 할 마음자세는.

▷김병상=직장생활에서 남 보기에 거북하지 않을 정도의 외모라면 얼마든지 새련된 매너나 부드러운 말투, 깔끔한 인상으로 자신의 단점을 1백20% 보완할 수 있다. 그러나 능력이 비슷하거나 외모가 실력보다 우선하는 특수 직종에서는 한번쯤 변화를 생각해 보는 것도 좋다. 성형 수술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지금의 모습에서 보다 나은 상태로 보완하는 것이다. 성형 수술은 퍼머를 한 후 만족하고 좋은 옷을 입고 좋아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권철욱=피부 트러블이나 콤플렉스 중에는 한두번의 치료로 금방 해결될 수 없고 주기적으로 꾸준히 치료를 해야만 개선될 수 있는 것이 많다. 또 시술 후 일정 기간 피부가 붉어지거나 딱지가 생겨 직장에 나가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짧은 기간에 큰 효과를 얻기 위해 조급한 마음으로 치료를 서두르는 분도 많다. 치료 전에는 고민이 해결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미리 병원을 찾아 자신의 피부 문제에 대한 충분한 상담을 받고 평소 피부관리 요령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황성주=귀찮더라도 병원에서 설명들은 대로 본인 스스로 지속적으로 관리하려는 적극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병원에서 치료한 뒤 집에서 관리를 안 하는 고객도 있는데, 지속적인 노력이 제대로 치료받는 지름길이다.

#직장인과 취업 희망자들의 수술 경향은.

▷권=몇년 전까지만 해도 피부 관리를 원하는 사람들은 주로 중년 여성이었으나 최근에는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찾고 있다. 취업을 희망하는 젊은 여성의 경우는 주로 여드름 자국이나 흉터·주근깨·기미·잡티 등을 치료하려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보톡스를 이용한 사각턱 교정 치료가 알려지면서 이를 통해 평소 강해 보이던 인상을 부드럽게 하려는 고객도 늘고 있다.

▷김=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수술은 역시 눈과 코다. 유방확대술이나 안면윤곽술을 원하는 직장인은 아직 많지 않다. 물론 시간적 제약과 비용 때문일 것이다. 쌍꺼풀이 없는 눈이 쌍꺼풀이 있는 눈보다 더 예쁠 수 있는데도 남들이 하니까 한다면 오히려 좋지 않다. 가슴이 작아 항상 움츠리고 자신감 없이 살던 환자가 수술 후에 당당하게 직장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면 기쁘다.

▷황=머리숱이 적은 직장인들의 스트레스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특히 대머리의 경우 상사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여 고민이 많다. 또 취업과 결혼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흔히 있다. 가을이 되면 탈모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 머리가 많이 빠지는 사람은 탈모가 계절적 요인에 의한 단순 탈모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에 의한 병적인 탈모인지를 구별하기 위해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직장인들이 수술 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데.

▷황=머리숱을 많게 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퍼져 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방법을 이것저것 쓰다보면 결국 경제적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권=평소 사소한 피부 트러블도 쉽게 생각해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개개인의 피부에 맞게 평소에 관리한다면 피부 트러블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이후 피부 치료에 들어가는 불필요한 돈과 시간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수술한 뒤 주의할 것은.

▷김=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은 활동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대체로 인공적으로 만든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변형이 올 수 있으므로 일정기간 손을 대거나 함부로 만지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 어느 정도 아문 후에는 흉이 남지 않도록 흉 부위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권=색소성 또는 혈관성 질환으로 레이저 시술을 받았다면 딱지가 미리 떨어지지 않도록 시술부를 잘 관리하고 딱지가 떨어진 후에는 미백 크림이나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사용해 줘야 한다. 스케일링이나 박피를 받은 경우에는 무리한 세안이나 사우나·목욕을 피하는 것이 좋다.

▷황=지나치게 자주 염색 혹은 탈색, 퍼머를 하는 것은 두피 모발 건강에 해롭다. 긴머리보다 짧은 머리가 단정하고 깨끗하게 보일 수 있다. 대머리로 인한 모발이식 수술 환자나 지루피부염 환자의 경우 평소 머리를 하루 두번씩 감아주는 것이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정리=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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