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올해 초부터 NLL 이남으로 포격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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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북한 황해남도 장산곶 해안포 진지 앞바다에 중국 어선이 지나가고 있다. 북한이 9일 발사한 110여 발의 해안포 중 10여 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측 관할수역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북한이 올해 초부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해안포 사격을 준비해온 것으로 10일 밝혀졌다. 외교안보부처 당국자는 이날 “북한이 지난 1월 NLL 인근에 대규모 해안포 사격을 한 직후 다음 단계로 NLL 이남 지역에 사격을 실시하는 계획을 세운 첩보를 입수했다”며 “북한은 백령도와 연평도를 직접 공격하는 시나리오도 준비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북한은 1월 27일부터 사흘간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NLL 이북 북한 해상에 400여 발의 해안포와 방사포(240㎜), 자주포(170㎜)를 발사했다. 북한은 당시 NLL 이남 지역까지 항행금지구역으로 선포하고 해안과 섬 등 여러 곳에 배치된 해안포를 한 곳에 집중적으로 발사하는 동시 탄착사격(TOT·Time On Target)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군은 백령도와 연평도에 해안포 발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대포병탐지레이더(AN/TPQ)를 배치했다.

이 당국자는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북한이 긴장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며 “이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악화와 후계 문제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쇄신하려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해안포 추가 발사와 미사일 발사, 3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 언론들도 지난 4일 북한이 미국의 대북 제재 등에 반발해 3차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군 당국은 이와 함께 천안함 사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북 조치가 발표된 5월 24일 이후 북한 어선들이 매일 연평도 인근의 NLL을 넘고 있어 북한의 의도를 분석 중이다. 합참 관계자는 “5월 말부터 북한 어선 2~3척이 연평도의 좌우측 NLL을 매일 월선하고 있다”며 “우리 경비정이 경고방송 등을 통해 수시로 퇴거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이 움직임이 천안함 사건 이후 우리 군의 대응 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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