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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 D-1]양당 판세 팽팽… 인신공격 등 과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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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띠게 될 중간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주말 민주·공화 양당은 전·현직 대통령과 부통령들이 총출동해 막판 대회전을 벌였다.

의료보험·세금감면 등 정책대결로 점잖게 시작된 각 후보의 TV 광고는 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전과·학력·사생활까지 거론되는 인신공격 캠페인으로 변질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투·개표 혼란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수퍼 화요일'에 실시되는 이번 선거에서는 임기 6년인 1백명의 상원의원 중 34명, 임기 2년인 하원의원 전원(4백35명), 36명의 주지사, 지방의회 격인 각 주의 상·하원 의원과 시의원 등을 뽑는다.

◇상·하원 다수당 뒤바뀌나=상원의 경우 민주당이 수성(守城)의 위치에 있지만 텍사스·노스캐롤라이나 등 지난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이 승리한 지역이 많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미 언론들은 상원에 대해서는 예측불허라며 섣불리 예단하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공화당이 근소하게 앞서거나 여야 동수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여야 동수일 경우 공화당의 딕 체니 부통령이 상원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어 공화당 지배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조심스레 내놨다.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공화 2백23명, 민주 2백8명, 무소속 1명, 공석 3명)의 경우 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여론(49%)이 공화당(46%)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선거에서도 유권자들이 대통령과 다른 당을 다수당으로 미는 경우가 많아 '상원 공화당, 하원 민주당'으로 뒤바뀔 공산도 큰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플로리다의 대회전=팽팽한 접전이 이어지자 부시 대통령은 3, 4일 이틀간 일리노이·미주리 등 7개 주와 12개 도시를 전용기로 순회하는 막판 강행군에 들어갔다. 특히 2일 열린 부시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의 선거유세에는 부시 대통령이 2주일 만에 다시 찾아와 연설을 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도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앨 고어 전 부통령 등 민주당의 간판급 인사들을 총동원함으로써 마치 대통령 선거유세를 방불케 했다. 현지 언론들은 "클린턴과 고어는 다른 지역은 몰라도 플로리다에서만큼은 대통령의 동생을 떨어뜨리겠다는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투·개표 논란도 걱정=CNN 방송은 지난 대선의 플로리다 투·개표 논란 이후 각 주가 전자투표 도입 등 많은 개선작업을 벌였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더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2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지난 9월 선거 진행요원들이 작동법을 몰라 차질을 빚었던 플로리다주의 민주당후보 예비선거를 예로 들면서 후보들이 바뀌었는 데도 기존 후보를 대상으로 투표용지가 인쇄됐거나 부재자 투표가 이뤄진 미네소타·하와이주의 경우도 향후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joon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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