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계파 갈등에 정치혐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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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국무총리는 9일 “낮은 곳을 비추는 지성인으로 돌아가겠다. 당분간 빈둥거리는 자유를 누려볼까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한 출입기자 오찬간담회에서 퇴임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정 총리는 11일 이임식을 갖고 공관을 나와 방배동 자택으로 돌아간다.

간담회 중에 정 총리는 속마음도 내비쳤다. 그는 세종시 문제를 언급하며 “이런 중요한 문제에 대해 정파·계파의 이해관계나 대권, 당리당략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보고 정치 혐오를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뻔히 눈에 보이는 문제가 있는데도 풀기 어렵다는 이유로 눈을 감는다면 그것은 양식 있는 사람의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고 말했다. 가장 아쉬운 점으로는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을 꼽은 뒤 “민주주의의 후퇴다. 내 재임 기간에 한 것은 아니지만 뒤늦게라도 총리로서 너무 창피했다”고 덧붙였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에 대해선 덕담을 잊지 않았다. 정 총리는 “비밀인데 (김 후보자라고) 예상은 했다”며 “나이가 적어서 일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10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마지막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마지막 주례보고를 할 예정이다.

정 총리가 개각 발표 사흘 만에 이임식을 갖기로 한 건 후임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뜻에서라고 한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정 총리의 경우 지난해 9월 3일 총리로 지명된 뒤 인사청문회를 거쳐 9월 29일 취임할 때까지 한승수 총리가 자리를 지켰었다”며 “그러다 보니 총리실 직원들이 별도 업무인 인사청문회 지원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 총리가 11일 퇴임하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총리 직무대행을 하게 된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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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국무총리실 국무총리(제41대, 내정)

1962년

[前] 국무총리실 국무총리(제40대)

194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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