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으로 먹은 식사비 물어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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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파리시 예산에서 전용한 아침 식사비와 담뱃값을 물어내라."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시장은 지난달 30일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파리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호화 식사비를 지출한 것과 관련, 조만간 시라크 부부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들라노에 시장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실시한 경리감사에서 시라크 대통령이 시장 시절 사저의 아침식사 재료비와 담뱃값 등을 공금으로 충당한 사실이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1977년부터 95년까지 18년간 파리시장으로 재임했던 시라크 대통령은 차와 담배·식사비 등으로 매일 56유로씩 총 2백21만유로(약 26억원)를 지출했다. 이 돈의 대부분은 시라크 부부의 아침식사비와 개인적인 손님 접대비로 사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중 1백45만유로는 현금으로 지출돼 불법 전용 의혹도 사고 있다.

프랑스 헌법은 현직 대통령의 면책특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들라노에 시장이 제소할 경우 즉시 예심판사가 임명되고 조사에 착수하게 돼 공금을 개인 여행경비로 유용한 의혹 등으로 이미 곤욕을 치른 바 있는 시라크 대통령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박소영 기자

oliv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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