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탈모 의외로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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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는 더 이상 남성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스트레스와 무리한 다이어트, 지나친 스타일링으로 모발이 손상된 여성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탈모가 심하지 않더라도 예방 차원에서 탈모 방지 제품과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는 여성도 많다. 각종 화장품과 마사지를 통해 피부 관리를 하듯 모발을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여성이 많아졌다.

모발 관리센터 고객과 탈모 방지 제품 구매자 비율도 여성이 상당 부분 차지한다. 지난해 한국에 문을 연 전문 두피 모발 관리 센터인 르네 휘테르 코리아는 고객의 70%가 여성이다. 처음 문을 열 때만 해도 남성 고객이 훨씬 많았지만 이미 오래 전에 상황이 역전됐다.

이보다 앞서 1998년 한국에 진출한 영국계 회사 스벤슨 코리아도 마찬가지. 처음엔 6∼7%밖에 안되던 여성 고객이 지금은 40%를 차지한다. LG생활건강의 탈모방지제 '모앤모아'의 인터넷 쇼핑몰 회원은 38.5%가 여성이다.

이처럼 탈모 방지 제품을 찾는 여성이 급속하게 늘어난 데는 퍼머와 염색·드라이로 인한 모발 손상 탓이 크다. 잦은 스타일링이 모발을 상하게 해 탈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 다이어트로 인한 불규칙한 식습관이 신체의 영양 균형을 해치는 것도 탈모의 한 원인이다. 기혼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 갱년기 현상이 급속한 탈모를 부르기도 한다.

남성의 탈모는 정수리나 이마 양 옆 등 특정 부위가 눈에 띄게 빠지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여성 탈모는 전체적으로 머리숱이 적어지는 게 특징이다. 그 전조는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현상이다. 이를 방치하면 가르마 선이 새하얗게 뚜렷해지며 어느 순간 두피가 훤히 보일 정도로 숱이 적어진다.

모발관리 전문가들은 "여성들은 머리카락이 전체적으로 빠지기 때문에 이식도 쉽지 않다"며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르네 휘테르 살롱 강은주 원장은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피부학회에서 발표된 '가족력과 탈모의 관계' 논문은 의미가 깊다. 이에 따르면 대머리 아버지의 아들이 대머리가 될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의 두 배에 불과하지만, 대머리 어머니의 딸은 대머리가 될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7.5배에 이르렀다"면서 "어머니의 머리숱이 적다면 딸도 모발관리에 미리 신경을 쓰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탈모를 예방, 또는 억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균형잡힌 식사가 중요하며 특히 콩과 우유·해산물 등이 좋은 식품이다. 금주와 금연만으로도 탈모를 억제할 수 있다. 알코올은 피지 분비 증가, 니코틴은 혈액순환 장애를 가져와 모발에 나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머리를 청결하게 하는 게 모발 관리의 첫 번째 단계다. 이를 위해선 샴푸와 린스도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고 생각해서 머리를 될수록 감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지만 잘못된 습관이다. 린스를 일종의 영양팩처럼 생각해 충분히 씻어내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오히려 두피에 좋지 않다. 린스 잔여물이 두피에 남아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린스는 두피에 묻지 않게 모발 끝부터 바른 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두피에 좋은 빗질법도 있다. 솔 끝이 둥근 빗을 사용해 정수리가 아닌 양 귀 옆부터 시작해 정수리를 향해 위로 올려 빗는 방법이다.

글=안혜리, 사진=박종근 기자

hyeree@joongang.co.kr

두피는 지성이고 모발은 건성일 때 탈모의 위험성이 가장 높아진다. 피지선에 가해지는 압박 때문에 두피에 기름은 많이 나오지만 모발에는 영양 공급이 되지 않아 모발이 푸석푸석해진다. 전문 모발관리센터나 백화점 매장 등에서 두피와 모발 상태를 점검받을 수 있지만 집에서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아침에 머리를 감았는데 오후에 머리에서 냄새가 나고 기름이 끼면 지성 두피, 또 머리카락을 양끝에서 잡아당겼을 때 1.5배 이상 잘 늘어나지 않고 툭 끊어지면 건성 머리카락이다. 이런 상태라면 지금 당장 탈모 방지에 관심을 갖는 게 좋다. 그 첫 단계가 지금 쓰는 샴푸를 탈모 방지 샴푸로 바꾸는 것. 샴푸가 머리카락을 다시 만들어내지는 못하지만 탈모를 일부 줄여주기 때문이다.

국내제품으로는 CJ의 '직공 모발력'과 LG생활건강의 '모앤모아', 태평양의 '닥터모'등이,외국 제품으로는 르네 휘테르의 '포티샤 샴푸'와 스벤슨의 '블루마이징 샴푸' 등이 있다. 일반 샴푸에 비해 값이 두세 배 비싸지만 모발을 강화해 탈모를 억제한다. 아직 탈모가 심하지 않은 사람에게 예방 효과도 있다는 게 업체들의 주장이다. 이들 업체에서는 샴푸뿐 아니라 두피 스케일링·트리트먼트 제품 등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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