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軍학교 '마지막 경례'52년만에 문닫고 3사관학교 등과 통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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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군학교가 31일 52년 만에 문을 닫았다. 반세기 동안 여군 장교와 부사관의 양성을 전담해온 이 학교가 폐지된 것은 여군이 크게 느는 시대에 여성만을 교육하는 학교는 여군 발전에 오히려 장애요인이 된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1989년 속기·타자·텔레타이프·통신 등 행정지원으로 국한됐던 여군의 임무를 보병·통신·정보·공병 등 야전 및 정책부서로 확대하면서 학교를 없애자는 의견이 대두해 98년 최종 결정됐다.

여군학교는 지난달 18일 부사관 후보생 168기 1백44명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장교 1천5백50명과 부사관 6천3백명 등 7천8백50명을 배출했다.

현역 여군은 장교 7백30여명이며 부사관이 1천1백여명이다. 올해 법무관 합격자가 5명, 군의관 합격자 2명 등이 나왔으며 최근에는 해군 함정 근무자와 여군조종사도 생겼다. 장군은 지난해 처음으로 배출됐다.

여군학교는 6·25 한국전쟁 때 북한 인민군이 낙동강 부근까지 밀려와 있던 50년 9월 4일 부산에서 여자의용군교육대로 출발했다. 생도는 4백91명 이었다.

55년 서울 서빙고에서 여군훈련소로 재창설됐다가 90년 여군학교로 승격돼 국방부 내로 옮겨졌다.

앞으로 여군 지망생은 장교는 경북 영천의 제3사관학교에서, 부사관은 전북 익산의 육군 부사관학교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받게 된다. 여군은 일반 사병은 뽑지 않는다.

제3사관학교와 부사관학교는 여군들이 남자들과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여성용 내무반과 화장실을 새로 만들고, 교육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기초군사훈련 후에는 각자가 선택한 병과에 따라 전남 장성 등에 위치한 병과학교에서 남군과 함께 전문교육을 받는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해 여성장군을 배출한 데 이어 2020년까지 군 간부의 1.8% 수준인 여성의 비율을 5%로 늘릴 방침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kim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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