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단協 김원길회장 "3,4일께 집단탈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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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침체에 빠져 있던 민주당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의 탈당 움직임이 활기를 찾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가 독주하고 노무현(盧武鉉)후보·정몽준(鄭夢準)의원의 지지율이 엇비슷해지는 이른바 '1강 2중 구도'가 형성되면서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후단협 김원길(金元吉)공동회장은 31일 "2등 싸움은 이회창 후보의 당선 가능성만 높여줄 뿐"이라며 "오는 3일이나 4일께 의원 20명 이상이 탈당해 단일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金의원은 "盧후보와 鄭의원이 아직 단일화에 미온적이지만 양 진영의 참모들은 50% 이상 공감대를 갖고 있다"며 "공정한 후보선출 방식을 마련하면 두 사람의 결단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후단협은 이를 위해 다음주 중 독자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뒤 후보 경선 방식과 정강·정책 등 단일화를 위한 전제조건을 확정하기로 했다.

이후 盧후보와 鄭의원을 참여시켜 후보 등록일(27일) 이전에 단일화를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도 이날 "후단협이 교섭단체를 만들 경우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탈당이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후단협 수뇌부에 탈당계를 맡긴 의원은 17명선이나 鄭의원의 지지도가 떨어지면서 탈당 결심이 흔들리는 의원들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의 한나라당 직행 가능성도 문제다. 후단협의 한 핵심 의원은 "많으면 7∼8명, 적으면 3∼4명이 한나라당으로 옮기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한광옥(韓光玉)최고위원이 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盧후보와 함께 가는 단일화'에 대한 나름의 원칙을 피력하며 탈당 자제를 당부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나현철 기자

tigera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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