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銀, 조흥銀 인수전 참여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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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제일은행이 조흥은행 인수 경쟁에 나서겠다고 30일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미 신한금융지주 등 국내외 4개사에 실사자격을 준 상태며, 실사 기관을 추가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로버트 코헨 제일은행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조흥은행을 인수하기 위한 의향서를 제출했다"면서 "매각 주간사인 모건스탠리로부터 일단 실사 기회를 얻지는 못했지만 인수에 계속 강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흥은행 지분 51%(액면가 기준 1조7천3백억원)를 사들일 생각이며, 인수자금은 자체 자금과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털로부터의 자본금 증액, 증시 상장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헨 행장은 "만약 실사 자격을 얻지 못하면 기존 실사기관 중 하나와 손잡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이미 실사기관 네곳의 선정을 마쳤다"며 "실사기관을 추가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정부 지분이 49%인 제일은행에 조흥은행의 정부 지분을 넘기는 것은 이상하지 않으냐"며 "제일은행이 인수·합병 가능성을 열어놓음으로써 몸값을 높이려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김광기·장세정 기자

kikw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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