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임장관 된 ‘왕의 남자’… 대북특사·개헌 ‘특수임무’ 맡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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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개각에서 특임장관으로 내정된 이재오 후보자 가 8일 서울 은평구 세광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뒤 목회자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8·8 개각에서 40대 총리 후보 못지않은 ‘깜짝 카드’는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다. 이명박 정부 탄생의 특등공신이면서도 18대 총선에서 낙선, 야인생활을 하다 7·28 재선거 승리로 정치권 한복판으로 복귀한 지 11일 만에 중책을 맡았다는 점에서다. 이 후보자는 특히 이 대통령의 ‘정치 동업자’로 불릴 만큼 신임을 받고 있다. 그런 그가 청와대·내각과 국회 간 소통의 가교 역할에다 남북 문제 등 행동반경에 뚜렷한 제한을 받지 않는 특임장관이란 자리를 맡은 건 정치적 의미가 간단치 않다.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아 후반기로 접어드는 시점에 친이계 주류의 핵심인 이 후보자가 정치적 무게를 더한다는 건 한나라당 내 친이·친박 간 관계 설정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멀게는 2012년 대선 구도를 염두에 둔 포석이란 얘기도 있다. 당장 친박계 인사들 사이에선 “박근혜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카드가 아니냐”고 경계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이 다급하게 이 후보자를 특임장관직에 불러들인 건 그만큼 맡길 일이 많아서다. 16대 국회에서부터 이 대통령과 생각을 맞춰온 이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구상하는 정치개혁을 실행할 적임자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선거제도 개선 등 정치개혁을 역설했다. 이 후보자는 국민권익위원장이던 올 2월 “내 생각에 금년 연말까지는 (개헌을)해야 되지 않겠나”고 개헌론을 주창했다. 이 후보자는 대통령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구조를 분권형으로 바꿔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그런 그가 2012년 대선 구도에 영향을 미칠 개헌 작업의 시동을 걸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남북 문제와 관련한 행보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포인트다. 이 후보자는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워싱턴에 머물던 지난해 3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적절한 분위기가 된다면 북한에 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김 위원장을 설득시킬 인물이 (대통령 특사로) 가야 한다”고도 했다. 천안함 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들이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이재오 의원을 행정부로 뺀 건 그가 당으로 복귀할 경우 권력과 힘이 그에게로 급속히 쏠려 분란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특임장관직이 이 의원의 행동반경에 제약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찌됐든 야권에선 그의 발탁을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은 “‘인턴총리’를 두고, 그 위에 이재오 ‘특임총리’를 임명한 격” 이라고 했다. 다음은 이 후보자와의 일문일답.

-소감은.

“정치환경이 녹록지 않다. (특임장관은) 고난의 길이고 고생길이 훤하다. 영광된 자리면 마다하겠지만 고난의 자리는 대통령이 하자면 따라야 한다.”

-박근혜 전 대표와도 자주 만나야 할 텐데.

“특임장관은 사실 여의도와는 가까워지는 자리죠. 박 전 대표와는 직무상 자주 봬야죠.”

-40대인 김태호 총리 후보자와의 관계는.

“공직은 나이와 관계가 없다. 모셔야 하면 자리를 보고 잘 모셔야 한다. 권익위원장 때도 총리 산하였지만 한 번도 총리실과 다툼이 없었다.”

정효식·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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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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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

[現] 대통령실 특임장관(내정)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4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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