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코스닥 시장이 유가증권 시장에 비해 빛을 못 보는 이유는 우선 소형주 중심이라 투자자의 관심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현재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대형주 위주 매매가 이뤄지다 보니 소형주 중심의 코스닥 종목이 관심권에서 멀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 초부터 6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 시장에선 하루 평균 597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데 비해 코스닥 시장에선 겨우 20억원어치만 순매수했다.
또 차익 실현을 노린 기관투자가들이 일시에 빠져나가면서 수급이 불안정해진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기관투자가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6월 658억원, 7월 239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닥 기업의 잇따른 시장 퇴출 소식도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원인이다. 한때 시가총액 4000억원에 달했던 네오세미테크는 분식회계 혐의로 2일 대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상장 폐지된 코스닥 업체 수는 2008년 23개사에서 2009년 65개사로 늘었다. 올해도 7월까지 57개사나 됐다. 이들 대부분은 횡령·배임 등의 혐의와 관련해 시장에서 쫓겨났다.
익명을 원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코스닥의 신규 종목 중 대부분은 상장을 위해 미리 실적을 부풀려 놓아 상장 후 실적이 나빠질 확률이 높고, 이익률이 노출돼 대기업으로부터 단가를 낮추라는 압박을 받아 마진이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공모가 부풀리기도 한몫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관사가 상장하려는 기업으로부터 입찰을 따내기 위해 공모가를 높이 매기기 때문에 애초 공모가에 거품이 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런 위험 요소들을 피하고 안전하게 코스닥에 투자하려면 기업의 내실부터 따져야 한다. 대우증권 김평진 스몰캡팀장은 “반도체·자동차 등 유가증권 시장에서 잘나가는 업종을 선택한 후 코스닥 내에서 관련 기업을 찾아야 한다”며 “내년에 실적이 개선될 수 있는 기업 중 현재 일시적인 수급 악화로 저평가된 코스닥 기업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