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동씨 군소후보 중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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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앙일보의 28일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선 전두환 정권에서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부장을 지낸 장세동(張世東·얼굴)씨가 2.7%로 군소주자 가운데 선두를 차지했다. 그는 21일 출마를 선언해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조사대상이 됐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후보는 2.3%에서 1.3%, 이한동(李漢東)전 총리는 1.2%에서 0.2%로 2주일 전에 비해 각각 1%포인트 떨어지며 張전부장의 뒤에 섰다.

權후보는 그동안 이회창(李會昌)·노무현(盧武鉉)후보와 정몽준(鄭夢準)의원 등 '빅 3'를 제외하면 3% 내외의 지지율로 줄곧 '군소 선두'를 유지해왔다.

張전부장은 20대(0.6%)를 제외하면 전 연령층에서 3%를 웃도는 고른 지지를 받았다.

지역별로는 호남(3.6%)에서 높고 부산·경남에선 1.9%였다. 그를 지지한 응답자들은 그가 출마하지 않는다면 이회창 후보(35.1%)·정몽준 의원(13.6%)·노무현 후보(7.2%)의 순으로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말하자면 李후보와 鄭의원의 표를 잠식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보수층 일부의 5공(共) 향수"로 '장세동 현상'을 설명했다. 하지만 스스로의 이념좌표를 '진보'라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서도 2%가 張전부장을 지지해 '강경보수=장세동'이란 뚜렷한 경향은 보이지 않았다.

張전부장은 "내가 출마한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와 반갑다"며 "여야의 첨예한 대치상황에 실망한 많은 표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나에게 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최상연 기자

chois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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