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삼성전자와 할일 많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방문 사흘째인 북측 고위급 경제시찰단은 28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VCR 공장을 방문, 삼성과의 협력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단장인 박남기 국가계획위원장은 "삼성전자와는 함께 할 일이 많다. 약속한 것도 있다"며 이미 구체적인 협력이 진행 중인 듯한 표현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북한 측과 약속한 것은 없다. 앞으로 기술협력을 강화하자는 말을 그렇게 표현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朴위원장은 "삼성전자 제품이 자체 기술로 만들어졌나" "양산을 하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게 아닌가"라면서 기술수준에 대해 꼼꼼하게 물었다. 이들은 초소형 캠코더와 노트북 등 제품을 일일이 만져보며 관심을 보였고,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견학을 마친 뒤 바로 나오자 "빨리도 나왔다"며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북측 시찰단은 이어 경기도 분당의 SK텔레콤 네트워크연구원에서 휴대전화 결제시스템 시연회를 관람하고 서울 가산동에 있는 이레전자를 방문, 벽걸이TV·LCD모니터·휴대전화 생산현장을 한시간 가까이 돌아봤다. 朴단장은 "이렇게 작은 중소기업이 놀라운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개성공단이 본격화되면 진출할 생각은 없느냐"며 이 회사 정문식 사장에게 제의하기도 했다.

한편 박용성(朴容晟)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북측 경제시찰단 환영만찬을 열고 "우리 기업인들이 조만간 답방(答訪)형식의 방북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동취재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