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등급 불량채권 국제금리 사상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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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국제 금융시장에서 우량채권과 불량채권의 금리 차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량채권(신용등급 BBB이상의 투자등급 채권)의 금리는 안정적인 반면 불량채권(BB이하의 투기등급)의 금리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2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내의 많은 은행과 기업들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뒤 아직 투자등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투기등급의 금리가 치솟고 있어 앞으로 해외에서 자본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우량채권과 불량채권의 금리차가 벌어지는 것은 미국·이라크 전쟁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늘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국제 채권시장에서 지난 20일 현재 AAA등급 채권의 스프레드(무위험 자산인 미국 10년 만기 정부채와의 금리차)는 0.8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반년여 전인 3월 말의 0.66%포인트에 비해 소폭 오른 것. 또 같은 기간 A등급의 스프레드는 1.29%포인트에서 1.11%포인트로, BBB등급은 1.87%포인트에서 1.79%포인트로 오히려 줄었다.

반면 투기등급인 BB등급의 스프레드는 이 기간 3.38%포인트에서 4.72%포인트로, 신용도가 한단계 더 밑인 B등급은 4.96%포인트에서 사상최대 수준인 6.15%포인트까지 확대됐다.

국제금융센터는 "국내 은행과 기업들이 회계를 투명하게 하고, 구조조정을 지속해 신용등급을 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고현곤 기자

hkko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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