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 반군 "오늘부터 인질 살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모스크바=안성규 기자]체첸 분리주의 반군이 모스크바 돔 쿨트르이 극장에서 관객 7백여명을 인질로 잡고 나흘째 러시아 경찰 및 군과 첨예하게 대치 중인 가운데 반군 측은 25일 "26일 새벽(한국시간 26일 오전)부터 인질들을 처형하겠다"고 러시아 측에 통보했다.

<관계기사 12면>

반군 측은 니콜라이 파트루쉐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이 "인질들을 전원 석방하면 목숨을 보장하겠다"고 제의한 데 대해 이 같이 경고했다고 FSB 측이 전했다. 인질범들은 "러시아군이 강제 진압하면 유혈참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위협하며 극장 내에 폭발물을 추가로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이번 사건은 외국에 기반을 둔 테러레스트들이 계획한 것"이라며 "인질들의 생명을 우선시하되 도발에 굴복하지는 않겠다"고 선언하고 극장 주변에 장갑차와 병력을 증강 배치했다.

그러나 FSB가 24일 알 카에다의 인질사건 연루설을 제기한 데 대해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 러시아 내무차관은 25일 "체첸 공화국의 아슬란 마스하도프 대통령이 인질사건을 총지휘했다"고 주장하는 등 사건 배후에 대해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askm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