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터블·SUV 불꽃 레이스 예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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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수입차 업계가 내년에 선보일 자동차를 준비하기 위해서 벌써부터 부산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올해 수입차 판매대수가 1만5천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7천7백여대)의 두배 수준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20% 증가한 1만8천대 정도로 잡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마다 '대표주자'를 내세워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수입차 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내년에는 중저가 승용차가 뒷전으로 밀리고 고급차와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컨버터블이 대거 등장해 각축을 벌이는 양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코리아는 내년 4월 스포츠카 무스탕을 들여온다. 감각적인 스타일을 선호하는 20∼30대 전문직 종사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1993년 선보인 6세대 무스탕을 일부만 개선(페이스 리프트)한 것으로 우아한 곡선의 차체가 초기 무스탕의 향수를 자극한다. 6기통 3천6백㏄에 1백90마력이다. 쿠페(문이 두개인 4인승 승용차)와 컨버터블 두 종류가 있으며 가격은 3천7백만∼4천5백만원으로 예상된다.

포드가 창사 1백주년을 맞아 한정 생산하는 토러스·뉴익스플로러 기념모델도 국내에 들어온다. 모두 검정색이며 기존의 제품과 외형·성능이 같지만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하고 기념로고를 붙였다.

폴크스바겐을 수입·판매하는 고진모터임포트는 세 모델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먼저 6월에 뉴비틀 컨버터블을 들여온다. 2천㏄·6단 기어에 지붕을 천으로 만든 소프트톱 형태다. 7월에는 지난달 파리모터쇼에서 선보인 폴크스바겐 최초의 SUV 투아렉을 출시한다. 최고시속 2백50㎞를 자랑하며 경사 45도의 험한 길도 거뜬히 올라간다.

승용차와 맞먹는 고급 내장재를 사용하고 전자제어식 충격 흡수장치를 갖춰 세단 못지 않게 안락하다. 2천5백㏄(디젤)·3천2백㏄(휘발유)는 수입이 확정됐고 5천㏄(디젤)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7천만∼8천만원선에서 가격이 결정될 전망이다.

8월에는 최고급 세단 파에톤을 출시, 고급차 시장을 놓고 BMW7 시리즈·벤츠 S클래스와 한판 승부를 벌인다. 파에톤은 소형차를 주로 생산하는 폴크스바겐이 시장 다변화를 노리고 개발한 야심작. 6기통 3천2백㏄·12기통 6천㏄ 두 가지가 있으며 6천㏄는 1억5천만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는 3월 중 A4 모델에 소프트톱을 얹은 A4컨버터블을 내놓는다. 아우디의 고급스런 이미지에 컨버터블의 스포티한 멋을 조화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방음·단열 처리가 잘 돼 겨울에도 차 안이 따뜻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 알루미늄제 초경량 서스펜션을 채택해 차체의 진동이 적다. 6기통 2천4백㏄에 2백20마력이다.

볼보는 3월에 SUV인 XC90 모델을 선보인다. 볼보의 전통적 디자인인 V자형 보닛과 굵은 선의 그릴이 눈에 띈다. 차량이 미끄러지는 경우 핸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까지 엔진의 출력이 자동으로 감소하고 브레이크가 저절로 작동하는 미끄럼 방지시스템이 돋보인다. 예상가격은 7천만∼8천만원.

재규어는 고급 승용차 뉴XJ를 4월에 내놓는다. 1968년 XJ 출시 후 일곱번째 모델로 차체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3천·3천5백·4천2백㏄ 등 세 종류가 있으며 1억3천만∼1억4천만원선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업계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BMW는 내년 상반기에 로드스터(2인승 컨버터블) Z4를 들여와 선두를 질주한다는 전략이다.

이 차는 울룩불룩한 근육질의 차체에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과 명암이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전자동 지붕은 10초만에 열리고 닫힌다. 2천5백㏄는 5단 수동기어와 자동변속기를 갖췄으며 1백84마력, 3천㏄는 6단 수동·자동변속기에 2백25마력이다.

GM은 고급 SUV인 캐딜락 에스칼레이드와 사브 뉴 9-3 스포츠 세단을 출시한다. 에스칼레이드는 6천㏄ 8기통, 3백45마력의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1월에 시판될 9-3 스포츠 세단은 BMW 3 시리즈·아우디의 A4·볼보의 S60 등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우 기자

sw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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