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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카고 선물거래소 레오 멜라메드 명예회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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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한국의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선물시장에서 대박을 노려 투기적인 거래에 치중하는 것은 걱정스럽다."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CME) 레오 멜라메드(사진)명예회장은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물시장은 현물시장의 투자위험을 회피하는 기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선물거래소와 업무제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1972년 세계 최초로 금융선물시장 'IMM'을 출범시키는 등 선물시장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69∼91년 CME 회장으로 재직했고, 82년 세계 최초로 S&P500지수 선물을 상장시켰다.

멜라메드 명예회장은 또 앞으로 미국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여전히 미국 기술주들의 주가에서 거품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 증시 침체가 금융시장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지난 10여년간 세계 파생금융상품 시장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기업·기관투자가들의 투자위험 관리 능력이 크게 개선됐다고 그는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지난해 9월 발생했던 미국 테러사건이 10년 전에 발생했다면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훨씬 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한국선물거래소와 CME는 향후 ▶공동상품 개발▶인적교류▶정보공유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는 한편 자사에 상장된 상품을 상대방의 시장에서 거래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멜라메드 명예회장은 "한국의 개인투자자들이 파생금융상품에 대해 체계적으로 알지 못한 채 큰 수익을 노리면 손실을 피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금융선물에 투자하려면 고도의 지식과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전문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이 있기 때문에 기업활동 과정에서 파생금융상품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향후 세계 선물시장은 미국의 CME 및 유럽의 '유렉스(독일 선물시장)'가 주도할 것"이라며 "한국은 이번 업무 제휴로 세계 선물시장의 중심에 진입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하재식 기자

angel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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