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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生 임원 2배 증원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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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화컨소시엄에의 매각이 결정된 대한생명이 '새 출발'을 하기도 전에 임원 정수부터 배로 늘리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임원을 늘린 이유가 한화컨소시엄의 내부 문제 때문인데 지분 49%를 갖고 있는 예금보험공사가 이를 선뜻 받아들여 낙하산 인사를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예보는 지난 9일 운영위원회에서 대생의 임원을 7명에서 14명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예보 관계자는 22일 "한화컨소시엄에 참여한 오릭스(일본)와 매쿼리(호주) 측에서 지분 비율만큼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나섬에 따라 한화가 대생의 임원 정원을 늘려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3일 대생 매각을 결정하면서 대생의 임원을 상근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등 7명으로 정하고 예보가 이중 2명(상근감사와 사외이사)을 임명하도록 정했다. 당시 이에 동의했던 한화는 감사를 제외한 나머지 상근이사 2명을 임명할 계획이었으나 오릭스와 매쿼리가 경영 참여를 요구하자 아예 임원 수를 늘릴 것을 요청해 왔다고 예보 관계자는 전했다.

대생의 임원수가 14명으로 늘어나게 되면 오릭스는 2명, 매쿼리는 1명의 상근이사를 파견하고 나머지 상근이사 3명을 한화 측이 차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산규모가 24조원에 불과한 대생이 14명의 임원을 두기로 결정한 데 대해 자산 67조원 규모의 삼성생명(임원 10명)과, 28조원 규모의 교보생명(8명)에 비해 임원 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화가 공적자금으로 회생한 대생을 인수하자마자 임원 숫자부터 늘리는 것은 내부 사정 때문이라 하더라도 정상적인 경영행태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예보가 퇴직 임원 등의 자리 확보를 위해 임원 증가에 동의했다는 비판도 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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