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근로자들 회사서 애 봐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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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데이콤 서울 용산사무소에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데이콤 용산어린이집(사진). 18일 오후 파랑반 소속 어린이 6명이 보육교사의 지도에 따라 그림 공부에 열심이다.

이곳이 문을 연 것은 1998년 8월. 데이콤에는 유난히 맞벌이 부부가 많고, 여직원 비율도 높아 회사 인근에 아이를 맡길 곳이 필요하다는 노조의 요구를 회사측이 수용하면서 만들어졌다. 사원복지 향상은 물론 '여직원들의 마음을 잡겠다'는 회사측 복안도 어린이집 건립에 한몫 했다.

데이콤은 이같은 어린이집을 용산사무소 인근에 이어 99년 12월 서울 역삼동 본사 사옥 근처에도 만들었다. 5억원씩 모두 10억원의 건립 비용은 모두 회사측이 부담했다.

용산 어린이집의 경우 대지 48평·건평 28평으로 조금 좁긴 하지만 아이들이 뛰어 놀 정원까지 갖추고 있다. 현재 연령에 따라 3개반을 운영 중인데 정원 18명을 모두 채웠다.

이득주 홍보부장은 "월 보육비가 평균 14만원 정도로 다른 어린이집보다 싸고 회사와 가깝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며 "특히 용산어린이집는 본사 직원들의 80%가 용산사무소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매년 경쟁률이 3대 1에 이를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역삼동으로 옮겼던 직원들이 다시 용산사무소로 되돌아오면서 강남어린이집 원아들은 6명(정원 18명)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회사와 노조는 강남어린이집을 폐쇄하는 대신 용산어린이집을 넓히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어린이집 관리를 맡고 있는 노조 이기옥 후생복지국장은 "공간이 넓어지고 원아들도 많아지면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다양화해 어느 사립 어린이집·유치원에 못지 않은 교육·보육 서비스를 직원 아이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take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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