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표 :"해외시장 적극 공략 10대 보안회사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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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안철수(安哲秀·39) 대표는 국내 컴퓨터 보안업계에선 이미 '역사'로 통한다. 이름을 딴 회사 명칭(안철수연구소)이 웬만한 대기업 못지 않은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다.

그렇다고 역사에 안주해선 살아남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세계적으로 보안업체가 6백50여개인데 한국에만 2백여개가 몰려 있다. 국내에선 경쟁이 심해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다.

安대표는 그 해법을 해외에서 찾기 위해 나섰다. 지난달 초 일본에서 파트너인 치요다구미와 함께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해외 진출의 신호탄을 쏘았다.

"2005년까지 세계 10대 보안회사로 성장시키겠습니다. 일본의 보안시장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한국의 10배입니다. 내년 상반기 일본에서 승부가 나면 다른 나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국내 1위의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업체인 안철수연구소지만 세계 보안시장에서의 순위는 40위권에 머물러 있다. 3년 안에 10위권에 진입하려면 현재 25억원(2001년+2002년 1분기분)인 해외부문 매출이 1천억원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안철수연구소는 올해 안에 V3로 대표되는 백신제품 외에 새로운 형태의 보안 솔루션 신제품을 속속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에 일본에서 V3와 함께 바이러스 사전 예방 서비스인 VBS를 처음 내놓았는데 VBS에 더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백신 이외의 보안 제품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지요. 앞으로도 신제품은 일본에서 먼저 발표할 계획입니다."

安대표는 이런 노력을 통해 안철수연구소를 '한국의 백신회사'에서 '글로벌 보안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당장의 꿈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다음 차례는 뭘까.

"기업체 평균수명이 30년이라는데 안철수연구소는 1백년 이상 가는 기업이기를 바랍니다. 구성원들이 기업의 존재 의미에 대해 바람직한 가치관을 공유하면 가능합니다."

그는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함께 모여서 해나가는 것"이 기업의 존재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안철수연구소에게 그 일은 바로 많은 사람에게 유용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란다. '꿈꾸는 최고경영자(CEO)' 안철수가 새로운 역사를 어떻게 써나갈까.

신예리 기자 shi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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