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서울 정취 느껴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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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서울 종묘의 정전으로 오르는 돌계단에는 구름 모양의 돌이 세워져 있고 경복궁의 근정전으로 올라가는 넝쿨 무늬의 돌계단 가운데에는 임금을 상징하는 패석이 박혀 있다. 이것이 하늘에 이르는 임금의 권위와 민초와 함께 하겠다는 임금의 의지를 상징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조선시대 건축물들의 독특한 구조와 상징성 등을 짚어보고 잃어버린 한양의 옛 거리를 순례하는 강의가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옥문화원(원장 신영훈·68)은 5일부터 종묘와 운종가 등 서울의 문화 유적지와 옛 거리를 돌아다니며 한양의 건축·역사·지리 등을 탐구하는 '신(新) 한양유람'이라는 강좌를 개설한다.

서울시의 주요 문화재와 거리의 특징에 대해 전문가의 설명을 들은 뒤 직접 현장을 답사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강좌는 올해는 12월 21일까지 11차례 열린다. 내년에는 32차례가 이어진다. 강좌는 한양의 풍물을 읊은 조선시대 가사 문학인 한양가(漢陽歌)를 직접 불러보고 왕조실록 원본을 강독하는 등 색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오는 19일 예정된 첫 현장강의에서는 인왕산에 올라가 풍수지리에 따라 빈틈없이 설계된 서울의 지세(地勢)를 조망한다. 강좌를 마련한 신영훈 원장은 "급격한 산업화와 근대화로 서울 고유의 모습이 사라진 것이 아쉬워 이같은 기회를 마련했다"며 "교육 내용이 한국인의 전통적인 문화와 생활방식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생을 한옥 연구에 쏟아온 신원장과 비교민속학의 대가 최래옥(62·한양대 국문과 교수)씨, 풍물전문가 등이 강사로 나선다. 문의 02-741-7441 손해용 기자

hysoh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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