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날아온 바로크의 정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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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베이스 겐나디 피냐친,탈리히 4중주단, 헝가리 금관 5중주단, 피아니스트 알프레도 펄, 다르장 플루트 3중주단, 폴란드 체임버 싱어스, 로드 아일랜드 색소폰 4중주단, 오보이스트 험버트 루카렐리, 체코 프라자크 4중주단….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이건음악회가 1990년부터 국내 무대에 소개해온 연주단체(연주자)들이다. '기업과 문화예술의 만남'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히면서 독주자와 오케스트라 위주의 국내 무대 풍토에 신선한 자극을 줘온 이건음악회는 해마다 서울과 지방 음악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무대다.

올해는 ㈜이건창호시스템·㈜이건산업·㈜우아미가 공동으로 독일의 바로크 전문 실내악단인 '무지카 안티쿠아 쾰른'(MAK)을 초청했다. 오는 9∼15일 인천·서울·대전·부산 등 4개 도시에서 열리는 이번 내한 공연은 지난달 19일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자카르타·방콕·하노이·베이징으로 이어지는 MAK의 아시아 순회공연의 피날레 무대다. MAK는 내한 공연에 앞서 6∼7일엔 평양 윤이상음악연구소 내의 윤이상음악홀(6백석)에서 공연과 윤이상앙상블과 공동으로 바로크 음악 연주에 관한 워크숍을 갖는다.

프로그램은 바흐의'서곡 제 1번 C장조', 텔레만의'신포니아 멜로디카' '서곡 B장조''협주곡 D장조', 헨델의 오페라'아드메토''오를란도' '로델린다'중의 아리아 등. 바흐·텔레만의 관현악곡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헨델의 오페라로 정평이 나있는 독일 태생의 카운터테너 악셀 쾰러가 협연하는 헨델의 오페라 무대다. 카운터테너는 거세한 남성 소프라노 가수 카스트라토를 대신하는 남성 가수. 카운터테너가 펼치는 바로크 오페라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973년 음악감독 라인하르트 괴벨이 쾰른음대 동창들로 결성한 MAK는 텔레만·비버·하세 등 바흐·헨델에 비해 덜 알려진 바로크 시대의 독일 작곡가들을 발굴, 소개해왔다. 창단 10주년을 맞아 현악기와 관악기를 보강해 10명 내외의 체임버 오케스트라 규모로 확대됐다. 지난해 2월 LG아트센터에서 첫 내한공연을 한 MAK는 지난해 예술의전당에서 텔레만의 오페라'미리바이스'를 콘서트 형식으로 국내 초연했으며 루이 14세와 궁정음악가 륄리의 음악과 삶을 다룬 영화'왕의 춤'(1999년)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녹음한 것으로 유명하다.

9일 인천 문예회관,10일 서울 KBS홀, 12일 대전 대덕과학문화센터, 14일 부산 문화회관, 15일 서울 예술의전당. 032-870-8420.

이장직 기자 lull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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