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음악 고집해온 수요예술무대 10주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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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시청률 2∼3%. 우스갯소리로 TV 화면조정 시간보다 낮은 수치라고들 한다. 문패도 여섯번이나 바뀌었다. 이름도 방송되는 요일에 따라 '일요''토요''수요'로…. 자존심 상할 법도 한데 오히려 당당하다. 10년째 지켜온 '예술무대'가 아닌가.

MBC '수요예술무대(사진)'가 오는 10월로 방송 10주년을 맞았다. 개편 때마다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껴야 했지만 제대로 된 음악 프로를 만든다는 제작진의 열정과 매니어층의 두터운 지지에 힘입어 아직도 '살아 남아' 있다.

'수요예술무대'는 뛰어난 실력을 갖춘 연주자와 가수를 출연시켜 라이브 음악만을 고집해왔다. 케니G·조지 윈스턴·패트 매시니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도 한국에 들르면 으레 이 무대에 섰다. 해외 뮤지션들 사이에선 어느새 "웬즈데이(Wednesday)에 출연해봤습니까?"라는 인사말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수요예술무대'는 10주년을 기념해 10월 한달간 특별 무대를 준비했다. 재즈 콘서트 세편(내한 공연 녹화 방송)과 특집 공연 '예술무대와 친구들'이다.

재즈 콘서트는 보컬리스트 다이애나 크롤에 이어 재즈 하모니카의 거장 투츠 틀레만, 수퍼그룹 포플레이의 순서로 바통을 잇는다. 2일 선보일 크롤은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로 전세계 음반 판매량에서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자신의 빼어난 피아노 연주 솜씨도 공개한다.

9일엔 하모니카 하나로 지난 40년간 재즈를 연주해온 투츠 틀레만(80)의 무대가 마련된다. 있다. 자신의 히트곡을 비롯해 비틀스의 명곡과 이탈리아 가곡 등을 전파에 실어 나른다.

16일에는 밥 제임스(피아노)·래리 칼튼(기타)·나단 이스트(베이스)·하비 메이슨(드럼) 등 자기 분야에서 거장으로 꼽히는 네명의 연주자들로 이뤄진 포플레이의 명연주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10주년 특집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23일 방송되는 '예술무대와 친구들'. 이 뜻깊은 행사를 위해 케니G와 월드뮤직의 1인자라 불리는 세자리아 에버라가 한국을 찾는다. 지난 8월부터 잠시 진행자 자리를 떠났던 가수 이현우씨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다.

박지영 기자

naz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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