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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정일 양아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나는 김정일(金正日)장군의 양아들일 뿐 김일성(金日成)주석의 '숨겨진 아들(私生兒)'이 아니다."

북한 신의주 특별 행정구 행정장관에 취임한 중국 어우야(歐亞)그룹의 양빈(楊斌)회장이 자신의 출생 배경을 둘러싼 갖가지 풍문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楊장관은 28일 홍콩 성도(星島)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조선족이 아니며 네덜란드 국적을 가진 한족(漢族)"이라며 '김일성 사생아'설(說)을 일축했다.

'사생아 설'이 나돌게 된 것은 ▶그가 외국인으로서는 극히 이례적으로 '신의주 특구 행정장관'이라는 큰 직함을 따낸 데다 ▶용모가 金주석과 비슷하고 ▶중국은 과거 金주석이 수십 차례 방문했던 국가인 만큼 그곳에서 金주석이 사생아를 뒀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楊장관은 풍문을 가라앉히는 것 못지않게 특구 개발 자금을 마련하는 데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주당 0.416홍콩달러(약 65원)에 어우야 농업의 주식 3천9백39만주를 팔아 1천6백38만홍콩달러(약 26억원)를 마련했다. 지난 6월엔 3억주(전체 지분의 18%)를 팔아 4억홍콩달러를 확보해 놓았다. 그러나 홍콩 증시에선 楊장관의 지분 매각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돌면서 주가가 지난달 27일 0.38홍콩달러까지 주저앉았다.

홍콩 언론도 특구 개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이다.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투자자들은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외국계 은행들은 돈을 대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 뒤 "신의주 특구는 도박꾼들과 모험가·범죄인들의 천국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실패 가능성을 부각시켰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yas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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