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업 사진전…재즈, 그 영혼의 울림 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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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이경업(43)씨는 재즈 공연 기획자 사이에서 극성스런 사진가로 통한다. 연주 실황을 찍고 싶어하는 이씨의 열성이 무대의 분위기를 지켜야 하는 공연 책임자를 때로 괴롭히기 때문이다. 그는 재즈에 빠져서 재즈 뮤지션만 좇아왔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을 찾은 재즈의 달인들 뒤를 놓치지 않은 건 일종의 사명감 때문이었다. 그런 열성이 다섯 상자의 필름으로 남았다.

12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관훈동 갤러리 룩스에서 열리는 '재즈 인 서울-이경업 사진전'은 그 상자에서 건진 재즈의 한 순간을 보여준다. 얼굴이 터져라 하모니카를 부는 투츠 티엘레만스(사진), 건반에 빨려드는 맥코이 타이너, 드럼 앞에서 명상에 든 아론 스코트, 색소폰의 영혼에 취한 마이클 브레커 형제 등 마흔 세 점 흑백 사진이 재즈의 영혼을 보여주고 있다. 작고한 고수 김대환과 류복성.이정식.최선배씨 등 국내 재즈계가 손꼽는 연주자들 모습도 담겼다.

전시회와 함께 나온 사진집 'JAZZ in Seoul'(가각본 펴냄)에 해설을 붙인 현금호씨는 "이경업이 파인더를 통해 재즈 뮤지션들을 바라보는 태도는 존중"이라며 "작가와 재즈 뮤지션들 사이를 메우고 있는 자유로운 영혼들의 관계가 대상 자체보다 더 중요해 보인다"고 썼다. 02-720-8488.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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