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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한국소개 프로 진행 일본가수 '초난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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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갈비는 뼈에 붙어 있는 부분까지 먹어야 제대로 먹은 거라는 걸 배웠어요. 오랜만에 맛있는 한국 요리를 먹어서 기분이 좋아요."초난강(구사나기 쓰요시.31)이 한국을 방문했다. 초난강은 일본 인기 남성그룹 스마프(SMAP)의 멤버이자 영화 배우.MC 등으로 활약하고 있는 대표적인 친한파 연예인. 그가 4년째 한국어로 진행하고 있는 후지 TV의 프로그램 '초난강' 새해 특집을 제작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그는 9일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 본지와 단독으로 인터뷰했다.인터뷰 장소의 테이블 위에 놓인 흰 종이엔 초난강이 꾹꾹 눌러 쓴 한글 단어가 적혀 있었다. "시간이 남아서 공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복잡한 질문에는 통역을 부탁했지만 가급적이면 우리말로 대답하려 애썼다.

그의 방한 일정의 핵심은 영화배우 정준호씨를 인터뷰하는 일이었다. 그는 정씨를 영화 '두사부일체'를 통해 눈여겨봤다. 개봉을 앞둔 '공공의 적2'를 일본에 소개할 목적도 있었다.

"형 같아요."

그는 정씨에 대한 인상을 우리말로 이렇게 표현했다. 정씨는 인터뷰가 끝나고 "한 잔 하자"고 권했지만 일정이 빠듯해 성사되지 못했다. "다음에 한국에 오면 맛있는 집에 데려가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초난강은 한국 외국어대에서 지난 8일 열린 '한일 문화 교류의 현주소' 특강도 통역 없이 들었다.

"한류 붐에 대한 중요하고도 생생한 공부가 될 것 같아 참석했어요. 이걸 에너지로 삼아 한국에서 영화도 찍고 한국어 공부도 열심히 해 한일 교류를 위한 가교 역할을 더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그는 한국의 한의원을 소개하기 위해 직접 진맥을 받고 한약 처방도 받았다.

기자가 "(약이) 쓸 텐데…"라고 말하자 눈을 반짝이며 "한 번 더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한국어 공부를 하기 위해 인터뷰 내용을 모두 녹음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한국 사랑은 '접속' '쉬리' 등 한국 영화의 매력에 빠지면서 시작됐다. 한국어를 배우면서 일본인을 위한 한국어 교본 '정말 북'을 두 권이나 냈다. 한국어로 부른 싱글 앨범을 내기도 했다. 드라이브가 취미인 그의 애마는 현대 그랜저 XG. 모든 대사를 한국어로 만든 영화 '호텔 비너스'도 찍었다. 그러나 욘사마 열풍에 비견할 '초난강 열풍'은 없었다. 일본에서 히트했고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상도 받은 '호텔 비너스'도 한국에서는 흥행에 참패했다. 한국을 짝사랑하는 게 서운하지 않을까.

"한국에서 스타가 되는 게 간단치 않은 걸 압니다. 비록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거라도 한국에서 배우는 게 많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한국을 사랑하는 건 제 취미이기도 합니다. 제가 아직 부족하니까 더 공부하고 먼저 가까워지고 싶습니다." 다만 "일본처럼 한국에서도 지상파 TV에 일본 드라마나 음악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난강은 올해엔 그룹 활동을 중점적으로 할 예정이다. 곧 에릭 클립턴이 작곡한 SMAP 싱글 앨범이 발매된다.

"일본에서 올해 콘서트도 열고 싶습니다."

이들의 콘서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10만 명 규모의 콘서트를 열 곳에서 열어 총 100만 명을 동원할 예정이다. 그는 "기회가 되면 한국에도 멤버 모두와 함께 오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 팬에게 남긴 이야기.

"정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항상 응원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경희 기자<dungle@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cyjb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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