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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도요타의 성공비결:현대車의 울산 클러스터는 연구소 이전… 단순 생산기지 역할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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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울산의 자동차산업이 전환점에 서 있다. 1968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울산은 한국 자동차산업의 메카로 자리잡아 왔다.

울산 자동차 클러스터의 중심은 현대차 울산공장이다. 2만6천여명의 직원이 하루 6천대·연간1백50만대를 생산하는,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규모다. 여기에 '현대·기아 협력회'에 소속된 42개 부품업체를 포함한 1백60여개의 부품업체·연구소·대학 등이 외곽에서 떠받치고 있다. 그러나 울산이 단순 생산기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클릭·베르나·아토스 등 경·소형차 개발을 담당한 현대차 울산연구소가 내년 4월 경기도 화성의 남양연구소로 통합되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 조철 연구위원은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부품회사의 연구소도 옮겨가지 않을 수 없다"며 "울산은 연구·개발 기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울산의 자동차 관련 연구소는 1999년 18개에서 현재 11개로 줄어든 상태다.

현대차와 부품업체의 관계도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현대차 정연국 이사는 "70년대부터 현대차가 협력업체에 기술을 지도한 것이 오늘날 부품업체 기술력의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鄭이사는 "부품을 글로벌 소싱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여서 이 관계는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부품업체가 현대차에만 의지하지 말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품업체들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자체 연구모임을 만들려는 시도를 별로 하지 않고 있다.

대학과의 교류도 거의 없다. 울산대 박성태(기계자동차공학부)교수는 "교수가 현대차의 신차 개발 과정에 참여하거나 반대로 현대차 직원이 대학에 와서 연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자체와의 끈도 느슨하기만 하다. 울산시는 2010년까지 자동차산업의 세계적 거점으로 울산을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지난해 '울산 오토밸리' 계획을 발표했다. 5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부품단지·전시장·테마파크·자동차 전문대학원 등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자동차 관련 연구소가 울산을 떠나는 상황에서, 클러스터를 구성하는 현대차·부품업체·지자체가 충분히 협의하지 않고 추진해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별취재팀=▶김영욱 전문기자, 최형규 차장, 양선희·김상우·김종윤·김준현·권혁주 기자(이상 중앙일보 산업부)▶삼성경제연구소 윤종언 상무,복득규·김득갑·고정민 수석연구원▶삼성종합기술원 김한신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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