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진급 논란] 경력 좋았던 대상자 점수는 C 나 D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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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육군 장성 진급 심사 당시 장군추천심사위원회는 육군본부가 작성한 장군 진급 유력자 명단에 포함된 52명 대부분에겐 모든 항목에서 'A'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이들과 경쟁관계에 있던 나머지 대상자에겐 'D' 또는 'C'를 부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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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사실은 중앙일보가 9일 단독 입수한 추천위의 '2005년도 잠재역량 평가결과(대령→준장)' 문건에서 밝혀졌다. 문건에 따르면 약 30년 군 생활 동안 받은 근무평정 등 85점 만점의 표준평가 점수는 심사 대상자 1000여명의 점수 차가 크지 않은 반면, 추천위가 부여한 15점 만점의 잠재역량 평가는 점수 차가 뚜렷해 당락을 결정했다.

표준점수 1위가 탈락한 병과가 10개를 넘었고 반대의 경우는 3개에 불과했다. ○○병과에서는 대상자 13명 가운데 표준점수 1위가 탈락하고 최하위가 진급했다. 30년 평가가 하루 만에 뒤집힌 것이다.

?문건 내용=추천위는 갑.을.병 3개가 각각 별도로 운영된다. 심사 점수는 표준 평가점수와 잠재역량 두 가지. 합쳐서 100점 만점이다. 추천위가 주는 잠재역량 점수는 10개 항목으로 A~E로 평가한다.

육본은 이에 앞서 '진급 유력자 명단'을 작성했다. 명단에 포함된 52명 중 모 특수병과를 제외한 50명이 모두 장군으로 진급해 사전 내정자료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런데 문건을 보면 52명 전원이 한 개 이상의 추천위에서 모든 평가 항목 'A'를 받았다. 3개 추천위 모두 'A'도 41명이나 됐다. 반대로 명단에 없는 경쟁자들은 거의 모든 항목에서 'D' 또는 'C'를 받았다. 심지어 체력이나 상훈 등 객관적 평가가 가능한 항목에서도 이들은 'D' 또는 'C'를 받았다. 이런 현상은 3개 추천위에서 비슷했다. 52명 중 공동 추천되지 않은 11명도 최종 심사(선발위원회)에서 같은 방식으로 대부분 구제됐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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