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시립묘지 車통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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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가위를 맞아 용미리 시립묘지로 지난 봄 돌아가신 시아버님의 성묘를 다녀왔다. 얼마 전 시립묘지시설공단이 '진입로 자가용 통제'에 관한 협조메일을 보내왔다. 그래서 구파발역 공영주차장에 승용차를 주차시키고 공단측에서 마련한 셔틀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명절 때마다 시립묘지로 가는 길이 엄청나게 혼잡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교통체증을 예방하기 위한 공단측의 새 제도에 동참하면 편하게 다녀올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다. 아기 둘을 데리고 가야 해 불편할 수도 있었지만 버스를 탔다. 그런데 막상 묘지 입구에 도달하니 셔틀버스를 한번 더 갈아타야 한다고 했다. 더 황당했던 것은 승용차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처럼 순진하게 구파발역에 승용차를 두고 온 사람들은 아주 일부분이었다.

공단의 엉성한 행정에 '법대로 살면 손해를 본다'는 말이 떠올랐다. 공단측이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기 전에 준비를 철저히 해 나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오은정·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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