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래디에이터(SBS 20일 밤 9시45분)>되살아난 로마제국 검투사 핏빛 복수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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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4면

글래디에이터(SBS 20일 밤 9시45분)

단순히 로마시대 검투사의 칼싸움 얘기가 아니다. 영광의 정점에서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잡초처럼 질긴 생명력에 대한 얘기다. 그 생명력을 지탱해 주는 건 가족을 향한 애절한 사랑과 가슴 적시는 로맨스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모든 시련을 이겨낸 사나이가 과묵하게 서 있다.

'델마와 루이스''G.I.제인'등 관객으로 하여금 감정의 체증을 말끔히 씻어내도록 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이 작품에서도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로마·말타·모로코·영국 등 4개국을 오가며 만들어낸 광대한 화면에 최첨단 디지털 방식을 합성, '벤허'와 '스파르타쿠스'같은 고전에 도전했다. 아카데미에서 12개 부문 후보로 올라 남우주연상·작품상·의상상·음향 효과상·시각 효과상 등 5개 부문을 휩쓸었다.

서기 1백80년 로마. 연로한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리처드 해리스)는 믿음직한 막시무스 장군(러셀 크로)에게 왕위를 넘겨주려고 한다. 이를 눈치챈 황제의 아들 코모두스는 급기야 아버지를 살해하고 막시무스와 그 가족을 몰살시키려 한다.

가까스로 혼자 살아난 막시무스는 노예가 되고 투기장의 검투사가 되어 매일 죽음과 대면하는 삶을 살게 된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새 황제 코모두스에 대한 복수뿐이다. 2000년. 19세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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