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에 웬 부동산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9면

"그동안 부동산은 음지에서 불투명·불건전한 모습으로 존재해 왔다고 할 수 있죠. 이런 부동산을 양지로 끌어내는 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여의도 증권가에선 부동산과 금융의 조화를 이끌겠다는 전문가 집단이 활동하고 있어 화제다. 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팀은 국내 증권사에서는 유일한 부동산 투자전략팀이다.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 등으로 우리 나라에도 부동산금융시장이 자리잡을 것이라고 본 이 회사 황건호 사장의 지원 아래 5명의 부동산 전문가와 2명의 금융 전문가가 만나 지난해 4월 조직했다.

국내 1호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인 교보-메리츠 퍼스트 CR리츠와 2호인 코크렙의 설립 주간업무를 맡았다. 부동산을 이용한 다양한 금융상품개발로 업무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증권 시황지와 흡사한 '메리츠 부동산 재테크지'를 지난 7월부터 무료로 발행하고 있다.'증권사에서 부동산자료를 내는 게 이색적'이란 반응에 그쳤던 부동산 재테크지는 발간 두달만에 구독고객이 3천여명이 될 정도로 인기다.

오용헌(40)팀장은 한국토지공사와 한국토지신탁에서 12년여 근무하면서 용지보상과 분양, 담보 처분 및 개발신탁 등 부동산 관련업무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부동산 중개와 개발 분야의 전문가인 안홍빈(36)차장은 2000년엔 여의도 교보증권 빌딩 등 굵직굵직한 매각 건을 성사시켰다. 박재충(35)차장은 회사채 발생과 기업공개(IPO)분야에서 이름을 날리면서 대우증권 근무 당시 한강조정기금과 한국토지신탁 등의 주식시장 상장·등록을 주도했다.

"부동산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곤 하지만 대다수 일반인들에겐 여전히 '남의 집 잔치'일 뿐입니다."

때문에 이들은 "주식발행과 펀드 등으로 모집한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이익금을 되돌려주는 부동산 직·간접 금융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소액투자자들도 안심하고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했다.

김용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