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2학년용 띄어쓰기 등 1,000건 오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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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7차 교육과정에 맞춰 새로 제작돼 사용 중인 중학교 1,2학년용 국정 국어교과서에 맞춤법·띄어쓰기 잘못 등 1천여건 이상의 오류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같은 교과서 오류 문제는 열악한 편수 인력과 예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교과서 편수정책 전반에 대한 수술이 불가피한 것으로 지적됐다.

1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미경 의원(민주당)이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와 공동으로 낸 보고서에 따르면 4권의 교과서(각 1,2학기)에서 7백93건의 오류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아라비아 숫자나 단위명사를 잘못 표기한 사소한 오류도 수백건에 달했다.

가장 많이 틀린 것은 띄어쓰기(5백26건)였고 맞춤법·표준어 규정에 어긋난 것도 81건이나 됐다.

또 ▶문장부호나 형식 잘못 28건▶부적합한 낱말 사용 40건▶어법에 어긋난 표현 73건▶논리·내용이 어색한 표현 34건 등이다.

예를 들어 중학교 1학년 1학기 교과서 18쪽 '커다란 호랑이가 너울너울 춤을 추는 것이 아닌가'라는 문장의 경우 '너울너울'보다는 '덩실덩실'이 어울린다.

1학년 2학기 78쪽 등의 '평양 감사'는 '평안 감사'가 맞다.

이밖에 '우루루'(우르르),'아뿔사'(아뿔싸),'세익스피어'(셰익스피어),'혼자말'(혼잣말) 등 맞춤법이나 외래어 표기법에 틀린 단어도 상당수 발견됐다.

◇편수 여건 개선해야=현재의 편수절차로는 구조적으로 교과서의 오·탈자까지 제대로 잡아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24명에 불과한 교육부 편수담당 인력으로는 집필·심의과정을 거쳐 교육부에 제출된 결재본 교과서의 내용을 살펴보기에도 인력·시간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7차 교육과정의 교과서는 국정교과서 7백21권과 검정교과서 1천4백85권 등 2천2백여권에 이른다.편수담당자 1명당 평균 1백권 정도를 검수해야 하는 셈이다.

공업교과서의 경우 편수담당자 한명이 4백53책을 검수하며, 국어도 한명이 38권을 담당한다. 심지어 해당 전공 편수담당자가 없는 교과목도 24개나 된다.

李의원은 ▶전문인력 확충▶교육부 편수관련 직제 개편▶교과서 편찬 예산 확충▶7차 교육과정 교과서에 대한 전면 재검수▶사전 사후 교과서 검토를 위한 제도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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