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쪼들린 家長들 일부 도피성 출가 사찰관리 잡음 우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최근 조계종이 출가 연령 상한선을 50세에서 40세로 낮춘 것은 경제적 어려움에 밀려 어쩔 수 없이 머리를 깎는 출가자들을 염두에 둔 것이다. 가정을 이룬 일부 출가자들이 훗날 주지가 되어 사찰을 책임지게 될 때 돈에 초연할 수 있겠는가라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 삼천사의 동출스님은 "출가동기가 순수해도 주변환경에 따라 나빠질 수 있는데 출가동기가 순수하지 못할 때는 심각한 문제가 된다"며 "나이를 기준으로 삼아 안타깝지만 그런 사람은 깨달음을 얻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40대에 출가할 경우 스님이 되기까지 10년에 걸친 수행과 공부를 소화하는 데 체력적으로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불가에서는 예부터 신체가 온전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승려의 자격을 주지 않는다고 율장으로 정하고 있다.

조계종 승려가 되려면 먼저 행자교육원에 등록한 뒤 5개월간 사찰에서 수행과 교육을 받아야 한다. 신체검사 등을 통과한 뒤 행자교육원에서 3주간 단체교육을 받고 5급 승가고시에 합격하면 예비승 자격인 사미·사미니 계가 주어진다. 계를 받은 뒤 강원과 중앙승가대학, 동국대 불교학과, 기초선원 중 한 곳에서 4년간 교육을 받는다. 이 기관을 졸업하고 4급 승가고시에 합격하면 구족계(비구ㆍ비구니계)를 받고 정식 승려가 된다. 승랍은 이때 시작된다.

정명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