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식 화법 다시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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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대통령후보의 말이 다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주변의 집중 건의로 한동안 절제하는 듯했던 盧후보가 최근 다시 절제되지 않은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측근들조차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盧후보는 12일 영남대 특강 도중 "내가 미국에 안갔다고 반미주의자냐"고 했다. 학생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하자 盧후보는 한걸음 더 나아갔다. "반미주의자면 또 어떠냐"는 말까지 한 것. 학생들은 다시 박수를 쳤다. 盧후보는 아차 싶었던지 "대통령이 반미주의자면 국익에 도움이 안될 것 같다"고 수정했다. 하지만 "외국이 '盧후보의 근본적인 대미관(對美觀)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할 수 있는 발언"이란 지적이 나오며 설화를 자초한 셈이 됐다.

지난달 30일 한화갑 대표의 출판기념회, 지난 7일 연세대에서 열린 시민단체(학벌없는 사회)의 초청강연에서도 파문을 부른 발언이 나왔다. 盧후보는 韓대표 출판기념회에서 "韓대표가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기로 했다"고 했다가 비주류는 물론 韓대표 본인의 반발을 불렀다.

盧후보의 말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대부분 원고를 무시하고 즉석연설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참모들은 모든 일정마다 사전원고를 작성하나 盧후보는 자주 이를 무시하고 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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