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 부장관에 졸릭 무역대표부 대표 유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로버트 졸릭(사진) 미국 무역대표부(USTR)대표가 유력한 미 국무부 부장관 후보로 떠올랐다. 부장관은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 내정자와 함께 미국 대외정책 실무를 담당하는 자리다. 졸릭은 지난해 12월 한국 방문을 계획했다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부장관 승진이 예상돼온 존 볼턴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에 대해선 낙마설이 나돌고 있다. 볼턴은 국무부의 핵심 대북 강경론자다.

◆ 졸릭 유력=로이터 통신.월 스트리트 저널 등은 6일 "이달 말 라이스 내정자가 상원 인준을 받는 대로 졸릭이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졸릭은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을 지냈다. 그때 국가안보회의에서 근무하던 라이스와 호흡을 맞춰 일했다는 것이 근거다. 졸릭은 경제통이다. 그러나 안보 분야에서도 네오콘(신보수주의자)과 호흡을 같이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졸릭은 지난해 12월 중순 한국 정부에 "다음해 1월 10일께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해 부총리.농림부 장관.통상교섭본부장을 만나고 싶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졸릭은 열흘 뒤 "연초에 할 일이 많다"며 돌연 방한 계획을 취소했다. 한국 정부는 졸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요구할 것으로 추측하고 긴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는 광우병을 이유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해 왔다.

◆ 볼턴 낙마=워싱턴 소식통들은 "라이스가 딕 체니 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할 뿐 미국의 대북 강경책이 변화하는 신호로는 볼 수 없다"고 전망했다.

볼턴의 후임으로는 전 국가안보회의(NSC) 핵확산 방지국장인 로버트 조셉이 점쳐지고 있다. 조셉은 네오콘의 지지를 받았던 볼턴과 달리 독자적인 기반이 없다. 따라서 라이스 모르게 뒤에서 작업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일단 콜린 파월 장관이 물러난다는 점에서 온건론자들의 목소리는 작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