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후보 50명이나 검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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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0일 오전 총리서리를 임명할 예정이다. 국회가 이미 두번씩이나 인준을 거부한 상태에서 세번째 총리서리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할지가 관심거리다.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장대환(張大煥)총리서리에 대한 국회 인준이 거부된 후 곧바로 새 총리감 후보 물색에 나섰지만 적잖이 고생했다. 50여명 가까이 검증했지만 청문회의 높은 도덕성 검증을 버텨낼 만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직 고위 관료에서부터 재야 인사까지 총망라해 검색했다"면서 "하지만 본인 모르게 비공개 검증만 해서는 뭐가 숨겨져 있는지 알아낼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흠잡을 게 없어 보이는 일부 인사는 "6개월도 못할 총리직을 위해 청문회에서 난도질당하기 싫다"며 거부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청와대가 총리 후보감에 대한 선정 기준도 달라졌다. 장상(張裳)총리서리는 여성, 장대환 서리는 50대의 최고경영자(CEO)라는 컨셉트(개념)를 갖고 접근했다. 하지만 이같은 성(性)파괴, 연령 파괴는 모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세번째 총리 후보는 '무난하고 경륜있고 무엇보다 국회에서 문제를 덜 삼을 인물' 쪽으로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여성 총리나 젊은 총리가 인준됐으면 이번 수재 현장에서 진가를 발휘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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