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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도요타·덴소배 주목 2題 : 남미 아마추어 6단 日9단 연파 8강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바둑의 불모지라 할 남미의 아마추어가 프로 9단을 잇따라 꺾으며 도요타·덴소배 8강에 진출해 화제를 모았다. 아르헨티나의 페르난도 아길라(43)아마6단이 바로 이변의 주인공이다. 그는 대회 1회전에서 일본의 하세가와 스나오(長谷川直)9단을 이겨 파란을 일으키더니 2일의 16강전에서도 일본의 양자위안(楊嘉源)9단에게 2집반을 이겨 당당 8강에 올랐다.

후지쓰배도 마찬가지지만 일본이 주최하는 세계대회는 유럽과 북미, 그리고 남미대표를 본선에 참가시켜 '세계'에 걸맞은 구색을 갖춘다. 북미는 서양인 중 최고 실력자인 마이클 레드먼드9단(미국)이나 한국의 차민수4단이 대표로 참가하고 유럽도 프로들이 참가한다.

남미만은 프로가 없어 아마추어가 대표로 나선다. 이들 중 지금까지의 최고 성적은 후지쓰배에서 차민수4단이 거둔 '8강'. 당시 차4단도 일본의 프로9단들을 연파하고 8강에 올랐는데 이번에 아길라가 똑같은 코스를 밟았다.

아길라의 실력은 국내 아마추어 강자 수준. 정상급은 아니고 32강 정도 되는 수준이라고 한다. 그런 아길라에게 일본의 대표로 나선 9단이 잇따라 패배한 것은 일본 바둑의 수준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아길라 아마6단은 중남미대회에서 우승해 선발됐으며 직업은 건축기사. 8강전에서 아길라는 영광스럽게도 이창호9단을 만났다. 흑까지 쥔 이9단은 1백25수만에 불계승해 한결 편안하게 준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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