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은 미 軍産복합체의 자작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프랑스 작가 티에리 베상(사진)은 지난 4월 출간된 『가공할 사기극』에서 "9·11 테러는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단체 알 카에다가 저지른 게 아니라 미국 군산(軍産)복합체의 자작극"이라고 주장, 파문을 일으켰다."터무니없는 소리"와 "일리있는 주장"으로 반응이 엇갈리는 이 책은 현재 한국어를 포함해 전세계 10개 언어로 번역됐다. 정치학을 전공한 뒤 기자를 거쳐 현재 인권과 중동문제 관련 탐사보도 작가로 활동 중인 그를 만났다.

-『가공할 사기극』 이후 두번째 책 『펜타게이트』에서 9·11 테러가 조작됐다는 당신의 믿음은 더욱 굳어진 것 같은데.

"그렇다. 미국은 테러가 빈 라덴의 짓이라는 결정적 증거를 여전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주장에 의심을 품는 나라들이 점점 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적극 협조했던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도 최근 빈 라덴이 범인이 아니라고 입장을 바꾸지 않았는가."

-당신은 펜타곤(미 국방부) 테러 현장에서 비행기 잔해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사일 공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무역센터 건물과 달리 펜타곤에만 유독 미사일을 발사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대공 방어시스템이 가동되는 펜타곤에는 여객기 공격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도심에 있는 높이 24m에 불과한 건물의 측면을 어떻게 대형 여객기가 수평충돌할 수 있겠는가. 미사일이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동족 수천명의 목숨을 담보로 그런 조작극을 벌인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9·11 테러는 인명피해를 노린 게 아니라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이다. 충돌 몇 시간 전 '무역센터를 떠나라'는 전갈을 받았다는 사람이 있다. 펜타곤의 공격당한 부분 역시 수리 중으로 많은 사무실이 비워진 상태였다."

-그 메시지 전달자가 미국의 군산복합체라는 게 당신의 결론이다. 하지만 미국의 국방예산은 이미 빌 클린턴 행정부 때부터 크게 증가했다.

"군산복합체는 항상 적이 필요하다. 하지만 냉전이 종식되면서 갑자기 적이 사라져버렸다. 새로운 적을 찾아야할 필요성이 생겼고 테러에서 그것을 발견한 것이다."

-당신은 미국의 새로운 독트린을 '문명전쟁'이라고 규정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미국은 세상을 기독·유대교 세계와 아랍·이슬람 세계로 양분한다. 미국에게 아랍·이슬람 세계는 악이요 테러 집단이다. 테러와의 전쟁은 악을 처단하고 한계에 이른 군산복합체에 출구를 제시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9·11 테러의 진상 규명 작업을 계속할 것인가.

"물론이다. 국제사회는 초강대국 미국의 행동을 무기력한 방관자로서 바라보고만 있어서는 안된다. 끊임없이 시시비비를 가리고 제동을 걸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파리=이훈범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