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다시 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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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헤드 업(고개 들어)!" "고! 고!"

경기도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 하늘에 귀에 익은 단어들이 울려퍼졌다. 두달여 전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내지르던 그 단어를 이번엔 박항서 감독이 반복했다.월드컵 당시의 뜨거운 열정이 새로 모인 선수들의 눈매와 발 끝에 그대로 이어진 듯했다.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무더운 늦여름 날씨. 선수들의 땀방울이 파주 NFC의 잔디밭을 적셨다.

남북 통일축구경기(7일)와 부산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축구대표팀(23세 이하)이 2일 파주 NFC에 모였다. 예비엔트리 35명 가운데 와일드카드와 해외파 선수를 제외한 23명이 이날 소집될 예정이었으나 19명만 오후 5시 첫 훈련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을철 대학선수권에 출전 중인 신동근(연세대)·곽희주(광운대),전날 경기 중 오른쪽 어깨가 빠진 이천수와 왼팔 골절을 치료 중인 현영민(이상 울산)은 소집을 미뤘다.

박항서 감독은 훈련에 앞서 "현장 지도자는 역시 운동장에 나와야 기분이 좋다"고 말문을 연 뒤 "아시안게임까지 시간이 없어 이번엔 프로에서 검증된 선수들을 주로 선발했다"며 "대회까지 전술 숙지와 컨디션 사이클을 맞추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오후 6시30분까지 계속된 이날 훈련은 전날(1일) 프로경기에 출전했던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의 두 개조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동국(포항)·김은중(대전)·박동혁(전북) 등 전날 경기를 치른 여덟명은 최진한 코치와 함께 가벼운 스트레칭과 러닝으로 회복훈련에 집중했으며, 허벅지를 다친 최성국(고려대)도 최주영 물리치료사와 함께 재활훈련에 매달렸다.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열명의 선수들은 박감독·최강희 코치와 함께 패스연습, 5대5 미니게임 등 첫날 훈련치고는 다소 강도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파주=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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