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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하늘에서 … 사상 최대 대북 ‘무력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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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5일 나흘 일정으로 시작된 한·미 연합해상훈련인 ‘불굴의 의지’는 한·미 연합전력의 대북 대비태세 점검과 실전능력 과시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군 관계자가 25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훈련은 항공모함 호송과 북한 잠수함의 침투에 대한 대응훈련으로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번 훈련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무력시위 차원이지만, 동원 장비·무기체계는 1976년 북한군에 의한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이래 최대 규모다.

한·미 연합해상훈련이 25일부터 동해에서 시작됐다. 미 해군 7함대 소속 핵항모 조지 워싱턴호 비행갑판에서 승조원들이 미사일을 전투기에 장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훈련은 입체적으로 실시된다. 함대함·함대공·공대함·대잠(對潛)훈련, 북한군 핵심시설 타격, 북한 특수부대의 해상침투 방어,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비한 컴퓨터 네트워크 방어 등이 펼쳐진다. 공중으로는 공군 F-15K와 미 공군 F-22 전투기(랩터), 조지 워싱턴호의 F/A-18 수퍼호닛 등 함재기, 해군 P-3C 해상초계기 등이 투입된다. 해상에서는 문무대왕함 등 한국형 구축함과 대형 수송함인 독도함, 미 해군의 조지 워싱턴호와 이지스급 구축함이, 수중에서는 한·미 해군 잠수함이 동시에 움직인다.

이번 훈련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북한 잠수함 침투 대응이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한·미 해군은 북한 잠수함이 우리 작전구역에 침투한 상황을 가상해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침투한 북한 잠수함을 포착하고 격침시키는 전 과정이 이뤄진다. 잠수함과 구축함, 대잠초계기 등으로 북한 잠수함을 탐지해 어뢰나 폭뢰 등으로 격침하는 것이다.

북한 함정에 대한 사격훈련도 실시된다. 북한의 경비정과 초계함인 나진급 등이 대상이다. 주로 함대함 미사일이나 한·미 전투기의 유도무기가 사용된다. 특히 군 당국은 북한 특수부대를 태우고 빠른 속도로 해상을 통해 침투하는 공기부양정에 대응하는 훈련도 실시한다. 18만 명이나 되는 북한군 특수부대가 남한의 후방 해안에 침투하면 큰 혼란이 발생하기 때문에 해상에서 차단한다는 것이다.

연합 공격편대군(wild weasel) 훈련도 주목거리다. 연합 공격편대군은 전자전기·스텔스기·일반 전투기 등 수십 대의 항공기로 구성된 특수한 편대다. 전쟁 초기에 먼저 전자전기로 북한군의 눈과 귀인 레이더와 대공무기를 교란한 뒤 스텔스기 등으로 제거하는 게 임무다. F-22와, 조지 워싱턴호의 함재기, 한국 공군의 F-15K 및 KF-16 등이 이 훈련에 투입된다. 다른 군 관계자는 “연합 공격편대군 훈련은 이번에 여러 차례 실시될 것”이라며 “태백산맥에 있는 사격장에서 실사격도 이뤄진다”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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