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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관련 日 분위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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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지난 28일 평양에서 돌아온 다나카 히토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으로부터 정상회담을 제의하는 메시지를 보고받은 뒤 이미 잡혀 있던 공식일정을 갑자기 취소 또는 변경하고 숙고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부터 일본 정계와 언론에서는 북·일 관계와 관련해 물밑에서 무엇인가 큰 움직임이 있다는 관측이 나돌았다. 특히 외무성 고위간부가 총리 관저를 빈번히 드나들면서 고이즈미 총리에게 브리핑을 하거나 대책회의를 하는 것이 목격되면서 29일에는 "드디어 양쪽의 톱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급속히 퍼졌다.

북·일 정상회담 건은 외무성 내에서도 극소수 관련 부서가 극비리에 진행하면서 공식 발표 때까지 철저히 보안을 지키기로 했으나 29일부터 일본 및 해외 언론들의 본격적인 확인취재가 시작되자 공식발표에 앞서 30일 오전 사실상 공개됐다.

○…도쿄(東京)의 정통한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먼저 제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데 비해 일본 측은 누가 먼저 제안했는지에 대해 확실한 대답을 흐리고 있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날 회견에서 후쿠다 야스오 관방장관은 "누가 먼저 정상회담을 제의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을 교묘히 피해가며 "빈번한 교섭 과정에서 서로 자연스럽게 그런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내에서는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우익 성향의 요미우리(讀賣)신문은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은 일종의 '도박'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가 풀리면 일본을 무시하게 될 것""북한이 진짜로 원하는 것은 일본의 쌀 지원"이라는 등의 시각을 소개했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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