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 7곳 재무 건전성 ‘불합격’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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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호 01면

유럽 은행 7곳이 재무건전성 심사(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유럽 은행감독위원회(CEBS)는 두 달여 동안 유럽 은행들의 재무구조를 살펴본 결과 스페인 저축은행 5곳과 그리스 국영 농업은행(ATEbank), 독일 모기지회사(Hypo Real Estate) 등 모두 7곳이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위원회는 “2009년 말 현재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기본자기자본(Tier 1)을 나눈 값이 6%에 미치지 못한 은행을 조사해 보니 7곳에 그쳤다”며 “나머지 84곳(92.3%)은 올해와 내년에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모두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유럽 은감위 “84곳은 손실 견딜 수 있다” 판정 … 뉴욕 증시 1% 상승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은행들은 이미 위험한 은행으로 시장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카야(Cajas)’로 불리는 스페인 저축은행들과 독일 히포리얼에스테이트는 스트레스 테스트 한참 전에 자국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수혈받았다.

이탈리아 몬테데이파치(6.2%), 아일랜드 앨리드아이리시은행(6.5%), 독일 포스트방크(6.6%)는 기준치를 겨우 넘어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 궁지에 몰릴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사 대상 가운데 가장 건전한 은행은 영국 바클레이스로 나타났다. 바클레이스의 기본자기자본비율은 13%였다.

기본자기자본은 은행 자본금 가운데 순수한 주주 몫이다. 주주가 직접 출자한 돈과 내부 유보금으로 구성된다. 은행이 후순위채권 등을 발행해 끌어들인 보완자본(Tier 2)과는 달리 은행의 순수한 기초체력을 의미한다.

이탈리아 출신인 지오바니 카로시아 은행감독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런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은행들은 생존이 검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의 핵심인 그리스 국채 등이 심사 대상에 들어가지 않아 테스트 신뢰성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한편 이날 유럽 주요 증권시장의 주가는 보합세를 보였고,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는 약 1%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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