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보·보수 兩진영 장쩌민 비판 한목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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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중국의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이 진보와 보수 양 진영으로부터 동시에 공격을 받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8일 보도했다.

江주석에 대한 협공은 ▶수면 아래에서 진행 중인 중국 사회의 동요 현상을 보여주고 ▶사회 불만세력의 분노 표출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반체제 인사의 비판=AWSJ는 중국의 대표적 진보주의자인 바오퉁(鮑?)이 江주석의 '3개 대표론'을 비판한 15쪽짜리 문건을 입수해 요약 공개했다.

1989년 천안문(天安門)사태 당시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의 비서였던 鮑는 무력 진압을 반대하다 7년간 옥살이를 했다. 현재도 그는 엄중한 감시를 받으면서 가택에 연금돼 있다.

鮑는 공산당이 ▶전체 인민의 광대 이익 ▶선진 문화 ▶선진 생산력을 대표한다는 3개 대표론에 대해 "만일 부자들이 입당해 권력까지 쥐게 된다면 누가 힘없는 노동자·농민을 대표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3개 대표론은 부자를 위해 노동자·농민을 소외시키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鮑는 "일자리를 잃은 수많은 노동자·농민들이 나라 여기저기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도 관영 언론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당의 이런 언론 정책이 과연 노동자의 이익을 대표하는 행위냐"고 따졌다.

◇당내 보수파도 반격=3명의 보수파 학자들은 베이징(北京)의 관변 학술지 '전략과 경영' 5,6월호에 기고한 논문에서 "90년대 중국 경제가 고도성장을 거듭했지만 실업이 늘고 빈부 격차가 커졌다"고 지적하고 "이를 방치할 경우 중국 사회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보수파 논객들은 최근 익명으로 공개된 두 통의 서한에서 "江주석이 오는 11월 8일 개최되는 제16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6大)에서 예정대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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