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탐험가 쿠스토 따라 깊은 바닷 속 구경가 볼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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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캡틴 쿠스토
제니퍼 번 글
에릭 퓌바레 그림
유범한 옮김, 문학동네
42쪽, 9800원

올여름 아이들과 바닷가에 갈 계획이 있다면 미리 한번 읽어볼 만한 그림책이다. 바닷속 세계의 신비와 그 매력에 빠져든 탐험가의 이야기가 생동감 넘친 그림과 함께 펼쳐진다. 산호초의 고운 빛깔에 감탄하는 순간, 이를 지켜야겠다는 환경의식도 절로 고개를 든다.

책의 주인공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프랑스의 해저탐험가 자크 쿠스토(1910∼1997)다. 쿠스토는 바닷속이 얼마나 아름답고 광대한지 인류에게 처음으로 보여준 인물이다. 그는 “지구가 두꺼운 책이라면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은 얇은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고 했다. 나머지 수백, 수천 장의 공간이 바로 바닷속에 펼쳐져 있다는 것이다.

자크 쿠스토는 물고기와 나란히 헤엄친 인류 최초의 해저 탐험가다. 그가 내려가기 전까지 바닷속은 미지의 세계였다. [문학동네 제공]

쿠스토가 바다로 뛰어들기 전 바닷속은 그저 상상의 공간이자 미지의 세계일 뿐이었다. 그가 바닷속 깊숙이 내려가 춤추듯 한들대는 갖은 식물과 각양각색의 신비한 동물들을 처음 만나고서야 세상은 바다의 실체를 알게 됐다. 그가 물고기처럼 자유자재로 바닷속을 누빌 수 있게 된 데는 그가 발명한 수중 호흡기 ‘애퀄렁’의 역할이 컸다. 애퀄렁은 지금도 ‘스쿠버’란 이름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그의 업적은 또 있다. 그는 자신이 목격한 신비한 해저 세계의 모습을 빠짐없이 카메라에 담아 영화와 다큐멘터리로 대중 앞에 내놓았다. 그의 해양탐사 기록영화 ‘침묵의 세계’는 1956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정도로 예술성도 뛰어나다.

그는 프랑스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조사하면 단연 1등으로 꼽힌다고 한다. 죽어가는 바다를 살리기 위해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그의 인생 후반기 덕이다. 그가 바다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만든 ‘쿠스토 협회’는 현재 회원수가 30만명이 넘는 다. 그는 “사람은 자신을 매료시키는 것을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보호하는 법”이라고 했다. 그가 그토록 매료됐고 사랑했던 바다. 그 바다와 가까워지기 딱 좋은 계절이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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