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들이닥친 꼬마손님들에게 뭘 대접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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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7면

초등학교 4학년인 상수네(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주엽동)집. 지난 16일 모처럼 휴가를 내 쉬고 있는 상수의 엄마 곽예리(38)씨는 점심시간이 다 돼서 느닷없이 들이닥친 두 꼬마 손님들로 인해 무척 당황했다. 상수가 숙제를 같이 하자며 친구들을 부른 것. 곽씨는 상의도 없이 친구를 부른 상수가 얄밉기도 했지만 모처럼 쉬면서 아들 친구들을 대접하는 것도 뜻있는 일이라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아이들이 숙제를 하는 사이에 맛있는 점심 식사를 준비해야지'.

그러나 정작 냉장고를 열어보니 양파·감자 등 야채뿐. 변변한 재료가 없었다. 서둘러 장보기에 나서, 사온 것은 즉석우동·베이컨·햄·절편·과일젤리 등. 비록 가공식품이 주 재료지만 곽씨는 여기에 한두가지 아이디어를 덧붙여 아이들의 눈과 입을 깜짝 놀래줄 신(新)요리를 만들어내기로 했다.

곽씨가 가공식품으로 후다닥 만들어낼 메뉴의 전채(前菜)는 피자 소스를 얹어 만든 피자맛 절편이고, 주 메뉴는 즉석우동으로 만든 볶음우동. 마지막으로 과일젤리와 메론을 이용해 디저트까지 준비했다.

숙제를 하는 중간중간 상수도 주방으로 들락날락거리며 엄마 손을 도왔다. 피자맛 절편은 거의 상수 작품. 엄마 곽씨가 절편을 잘라주면 상수는 그 위에 피자 소스를 발라 전자레인지에 구워낸 것이다. 엄마가 준비하는 다른 음식도 몰래몰래 하나씩 훔쳐먹으며 "우리 엄마 최고"란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상수와 친구들은 엄마가 만든 음식 중에서 스파게티와 비슷한 볶음우동이 가장 맛있었던 모양. 세 아이 모두 약간 모자란 듯 입맛을 다셨다. 또 아이들은 "평소 그냥 먹었던 과일젤리 쁘띠첼을 과일 빙수처럼 얼린 멜론과 함께 먹으니 시원해 더 맛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유지상 기자

◇볶음우동

▶재료=생우동 1봉지,영콘 1/2캔, 햄 1/3캔, 청·홍 피망 반개씩, 양송이버섯 4개, 마늘 2쪽, 소금·후추·식용유 약간씩, 양념소스(물 2큰술,간장 1큰술, 굴소스 3/2큰술, 설탕 1큰술)

▶만드는 법=①피망은 씨를 빼내고 4~5㎝ 길이로 채썰고 햄도 같은 길이로 자른다. 마늘과 양송이는 편으로 썬다.②끓는 물에 우동 면을 삶아 체에 건져두고,그 물에 영콘을 살짝 데친다.③달군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마늘·영콘·햄·피망·양송이버섯을 볶는다.④재료들이 살짝 익으면 양념소스와 면을 넣어 볶으며 소금·후추로 간을 한다.

◇피자맛 절편

▶재료=절편 4백g,피자 소스 1/2컵,피자 치즈 1/2컵, 토마토 1/2개,올리브유 1작은술, 다진 파슬리 약간, 소금 약간

▶만드는 법=①토마토를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껍질을 벗긴 뒤 잘게 다진다. 이어 피자 소스와 올리브유·파슬리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하며 살짝 볶는다.②3×4㎝로 썬 절편에 미리 준비한 소스를 한 숟가락씩 올린 후 잘게 썬 피자 치즈를 가지런히 올린다.③접시에 피자소스 절편을 담고 전자레인지에서 1~2분 정도 굽는다.

◇과일젤리 멜론 쿨리

▶재료=과일젤리 4개,메론 1/8쪽,우유 2큰술

▶만드는 법=①멜론 과육만 적당한 크기로 잘라 우유를 부어 얼린다.②언 멜론을 꺼내 믹서기나 빙수기로 갈아 4개의 컵에 각각 반 정도 채운다.③컵마다 과일젤리를 하나씩 거꾸로 올린 후 남은 멜론으로 예쁘게 장식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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