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 수술법 나왔으나 검증 덜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7면

인체도 기계와 마찬가지로 세월을 탄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빨리 찾아오는 인생의 불청객은 단연 노안(老眼)이다.

노안은 근거리와 원거리의 초점을 자유자재로 맞출 수 있도록 설계된 수정체의 조절능력이 떨어져 생긴다. 보통 40대 초 중반에 나타나지만 이르면 30대 후반에도 찾아온다. 특히 노안은 근시보다 정상 시력이나 원시인 사람에게서 빨리 나타난다. 가까운 곳에 초점이 맞춰지는 근시가 노안을 상쇄해 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흔히 원시와 노안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원시는 각막의 두께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교정안경을 쓰면 가까운 곳, 먼 곳을 모두 잘 볼 수 있다. 하지만 노안은 수정체의 굴절력에 이상이 있기 때문에 교정을 해줘도 먼 거리만 잘 볼 수 있고, 가까운 곳은 따로 돋보기를 써야 한다.

노안이 찾아왔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노안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백내장·황반 변성·안구 건조증이 있는지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노안은 돋보기와 다초점 렌즈로 시력을 보충해 주는 경우와 수술을 이용하는 것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돋보기는 시력을 정확히 측정한 후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써야 하며,1~2년마다 시력을 재검사해 시력에 맞게 도수를 바꿔줘야 한다. 이중초점 렌즈는 안경 아랫부분의 도수를 달리해 원거리와 근거리를 볼 수 있으나 중간 거리의 초점을 맞추는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최근 많이 사용되는 누진(累進)다초점 렌즈는 안경의 윗부분·중간부분·아랫부분의 도수를 달리 해 거리에 관계없이 안경을 교환하지 않고 볼 수 있게 고안된 특수한 렌즈다. 잘못 맞추면 계단을 걸을 때 어지럽거나 두통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안과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경험이 많은 안경점에서 맞추어야 한다. 최근에는 노안에 대한 다양한 수술방법이 나오고 있다. 공막 밴드 삽입술은 눈의 흰자위 부위에 실리콘을 넣어 수정체의 조절력을 증가시키는 방법.

또 레이저를 이용한 레이저 열 각막 성형술(LTK)은 수정체에 열을 가해 돋보기를 착용한 효과를 낸다. 다만 아직은 안전성과 효과가 완전한 검증을 받지 못해 수술로 노안을 극복하는 데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