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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장관 6명 발탁] 외부 수혈은 했지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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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 노무현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개각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집권 3년차를 맞는 노무현 대통령의 내각이 새 진용으로 출범했다. 4일 단행된 6개 부처 개각은 정부 혁신과 함께 순조로운 쌀 수입 개방 대응을 통한 개방형 통상국가를 지향하려는 노 대통령의 국정 구상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오영교 KOTRA 사장의 발탁이 눈에 띈다. 그는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KOTRA를 3년 연속 전 부문 최우수 기관으로 만들었다. KOTRA의 혁신 사례를 정리한 '변화를 두려워하면 1등은 없다'라는 책으로 노 대통령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지난해 9월엔 대통령 정부혁신 특보로 전격 발탁됐다. 이번에 그를 정부 인사, 조직 주무부처장으로 발탁한 데 대해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탁월한 혁신 기획 능력으로 전 정부의 혁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자부 관료 출신인 그를 행자부 사령탑으로 기용한 것 또한 공직사회에 변화를 주기 위해 도입한 고위 공무원 부처 간 교류 인사 흐름과 맞물려 있다.

6개 부처 장관을 전원 부처 밖에서 충원한 것도 '안에서의 혁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고검장급의 말년 부임지로 여겨졌던 법제처장 자리에 '수요자 중심 법률 서비스'를 강조했던 김선욱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를 앉혀 쇄신의 책임을 맡겼다.

여성부 장관에는 여성 노동 빈민 및 양성평등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온 개혁 성향의 장하진 교수가 선임됐다. 청와대는 개각의 메시지가 "연구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공직 리더 자리는 어렵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농민 출신인 열린우리당 박홍수 의원의 농림부 장관 발탁은 봇물 터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파고 속에 쌀 수입개방을 순조롭게 마무리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은 이날 "쌀 수입 개방 과정에서 농민들의 반발을 달래고 하는 그런 과정이 부득이 필요한 것 같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병영 교육부총리 경질은 사실상 '수능 파문'의 민심 수습용으로 볼 수 있다. 이기준 전 서울대 총장의 교육 수장 발탁에 대해 정 수석은 "학생 정원 감축, 교수 성과평가제 도입 등 대학 개혁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2002년 4월 아들의 병역 문제, 판공비 과다 지출, 사외이사 등 논란으로 총장직을 물러난 데 대해서는 "사람에게는 모두 흉이 있게 마련이며 다만 결정적이냐의 문제"라면서 "병역이나 이중국적 문제는 넓게 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학생.교수에게 도움이 되기 어려운 혁신을 하려다 힘들었던 것일 뿐"이라고도 했다.

◆ 최장수 장관은 진대제 정통=지난해 6월 여당 후보로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 대행의 해양수산부 장관 발탁은 위무와 함께 부산 배려의 성격도 감지된다. 지역으론 충남(이기준.오영교), 경남(박홍수), 부산(오거돈), 광주(장하진), 서울(김선욱) 등으로 안배를 고려했다고 정 수석은 전했다. 이로써 정부 출범 때 각료는 진대제 정통부 장관만 남아 장수의 길을 가고 있다.

최훈 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choij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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