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이문규 감독의 용병술이 돋보인 경기였다. 국민은행은 2쿼터 중반까지 신한은행의 외국인 선수 겐트에게 자주 골밑을 뚫린 데다 포인트가드 니키 티즐리가 3점슛을 난사하는 바람에 끌려다녔다.
그러자 이 감독은 티즐리를 슈팅 가드로 돌리고, 스피드와 파이팅이 좋은 김진영을 포인트가드로 투입했다. 김진영의 리드 아래 정선민(12득점)-티즐리(23득점)-신정자(10득점)의 협력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국민은행은 추격의 고삐를 죄었다. 2쿼터 2분25초를 남기고 김진영이 골밑의 티즐리에게 절묘한 패스를 연결, 25-24로 첫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김진영이 과감한 드라이브인으로 2점을 얹어 29-26로 리드한 채 전반을 마쳤다.
국민은행은 3쿼터 들어 정선민을 아껴놓고도 김은경(13득점).티즐리의 외곽포가 터지면서 2분을 남기고 50-39로 크게 리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신한은행은 2쿼터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고비에서 경기를 풀어줄 리더가 없어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3점슛을 14개나 던졌으나 단 한 개도 성공시키지 못하는 외곽슛 난조로 3연패의 나락에 빠졌다. 3점슛 성공률 0%는 1998년 여자프로농구 출범 후 처음이다.
이날 천안 류관순체육관에는 6000여 관중이 통로까지 꽉 들어차는 성황을 이뤘다.
천안=정영재 기자